[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지난 9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ACL 결승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쳐 반전이 필요한 FC서울과 상위 스플릿 이후 9경기 동안 4무5패에 그쳐 아직도 첫승을 신고를 하지 못한 인천유나이티드가 만났다. 번번이 흥미로운 내용을 만들어냈던 ‘경인더비’ 라이벌은 마지막 만남에서도 좋은 승부를 만들어냈다.
FC서울과 인천이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경인더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이 전반 44분 몰리나의 선제골로 앞서 갔으나 인천이 후반 한교원과 박태민의 연속골로 역전을 시켰고 이를 후반 종료직전 에스쿠데로가 다시 동점으로 만들었던 극적인 드라마였다.
서울극장이 재가동됐다. FC서울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44분 에스쿠데로가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면서 인천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서울 역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고명진과 윤일록은 국가대표팀 차출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고, 캡틴 하대성과 수비의 핵 김진규는 경고누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대체할 다른 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이라는 말로 주전들을 가동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우려감을 전했다. 불완전한 스쿼드로 맞붙은 양팀은 어느 쪽도 쉽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반대로, 어느 쪽도 밀리지 않았다.
지난 3월 첫 만남에서 인천이 승리(3-2)했고 8월 대결에서는 서울이 승리(3-2)했으며 지난 10월6일 세 번째 격돌에서는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만큼 호각세를 보였던 두 팀은 이날도 팽팽했다. 하지만 차이는 있었다. 이전까지 맞대결이 잘해서 균형이 맞춰졌다면 이 날은 서로 매끄럽지 못해 한쪽이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개인기에 의한 타계인데, 서울에 몰리나가 그 역할을 맡았다.
전반 44분 에스쿠데로가 내준 공을 몰리나가 잡아서 쓰러질 듯 끝까지 균형을 잡은 뒤 골키퍼와 최종 수비수까지 제치면서 어렵사리 슈팅을 시도해 빈 골대 안으로 공을 집어넣었다. ACL을 포함해 시즌 중후반 들어서면서 폼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던 몰리나가 중요할 때 몫을 해줬다.
‘0’의 행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FC서울은 후반 들어 한층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하대성과 고명진이라는 고정적인 중앙 듀오의 빈자리가 아쉽기는 했으나 데얀과 몰리나, 에스쿠데로와 고요한 등 서울이 자랑하는 공격자원들이 시종일관 인천의 수비를 압박했다. 하지만인천이 마냥 당하고 있던 흐름은 아니다. 공격을 막아내면서 호시탐탐 역습을 노렸고, 결국 이것은 역전의 단초가 됐다.
후반 24분 설기현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한교원이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크로스도 한교원의 오른발 발리슈팅도 타이밍이 일품이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인천은 곧바로 역전까지 내달렸다. 후반 28분 작품이 만들어졌다. 빠른 패스워크로 서울 진영까지 다가선 인천은 왼쪽 측면에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한 박태민이 호쾌한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전세가 역전되면서 쫓기는 쪽은 서울이 됐다. 실점 후 최용수 감독은 미드필더 이상협을 빼고 공격수 김현성을 투입했다. 1분 뒤에는 최효진을 빼고 차두리까지 투입했다. 하지만 인천 선수들의 간절함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스플릿라운드 10번째 도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인천 선수들의 의지는 강했고 그대로 경기는
정규시간의 종료를 알리던 후반 45분, 에스쿠데로가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오른발 하프발리 슈팅으로 인천의 골망을 가르면서 결국 2-2 무승부로 승부는 끝났다. 똑같이 승점 1점을 나눠가졌으나 아쉬움은 인천이 더 컸던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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