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가 문을 닫았다. 올해 FA시장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강민호(28)가 75억원에 롯데에 잔류하면서 역대 FA 최고액이 깨졌고, 장원삼(30)이 60억원에 삼성에 남으며 투수 최고액도 바뀌었다.
이에 대해 너무 시장이 과열된 것이 아니냐, FA 인플레이션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더 재밌는 야구를 위해서 판이 더 커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번 FA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끌었던 팀은 바로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 신생팀 NC 다이노스다. 두 팀은 16일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기간이 끝난 뒤 신속하게 움직였다.
프로야구 FA 시장에서 거액을 투자한 한화와 NC가 내년 시즌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NC도 외야수 이종욱(33)과 손시헌(33)을 각각 50억원과 30억원에 영입하면서 전력을 크게 강화했다. 리더 역할을 맡아온 두 선수의 가세로 주로 젊은 선수들로만 구성된 선수단에 ‘경험’이라는 부족한 부분도 채우게 됐다.
사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부익부 빈익부 현상이 강했다. 잘하는 팀은 잘하고, 못하는 팀은 너무 못했다. 한화는 개막 12연패에 빠지며 일찌감치 최하위로 쳐졌다. 전력 구성이 다른 팀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1군 무대에 데뷔한 NC도 7연패 끝에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점차 전력이 안정되긴 했지만 경험이 적은 선수들의 실수는 항상 가려운 부분이었다. 결국 한화와 NC가 이번 FA 시장에서 선수 영입과 함께 자신감도 얻게 됐다. 성과가 기대 이상인 이유이다.
강민호에게 최고액을 안기며 통 근 행보를 보인 롯데도 기대가 되는 팀들 중 하나다. 강민호라는 대형 선수를 붙잡으며 전력누수를 방지한 롯데는 최준석을 35억원에 영입하며 올 시즌 가장 큰 문제였던 우타거포 부재를 해결했다. 요 몇 년 간 롯데의 야구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이대호, 홍성흔 등의 우타거포들이 날리는 ‘한 방’때문이었다. ‘한 방’의 부재는 팀 성적하락과 함께 팬들을 야구장에서 떠나게 했다.
이번 FA시장이 과열됐다고는 하지만 그 만큼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스토브리그는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이다. 한화·NC·롯데의 FA행보가 바로 그렇다. 2014년 프로야구가 올해보다 재밌게 흘러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