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나흘 전 스위스를 보는 듯 했다. 한국은 역전패를 했고 전, 후반 경기력도 갈렸다. 체력 및 집중력 저하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다.
한국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에게 졌다. 전반 6분 터진 김신욱(울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연속 실점을 하며 1-2로 패했다. 홍명보호 출범 이래 4번째 패배였으며, 역전패는 처음이었다.
잘 싸운 경기였다. 힘든 여건 속에서 러시아와 대등하게 싸웠다. 볼 점유율도 높았고, 공격을 더 많이 펼친 것도 한국이었다.
그렇지만 한국으로선 ‘얄밉게’ 잘 한 러시아를 잘 배워야 했다. 러시아는 주도권은 빼앗겼지만 효과적인 공격으로 한국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상대 약점을 놓치지 않았고, 경제적인 축구로 점수를 올렸다. 러시아 수비도 뚫릴 것 같았지만 끝내 뚫리지 않았다. 그게 견고함이었다.
한국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에게 1-2로 졌다. 후반 들어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고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선수들은 후반 들어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고, 집중력 저하를 보였다. 신체적인 리듬상 당연했고 예상됐던 바다. 스위스전을 마치고 지난 16일 한국을 떠나 장거리 비행 끝에 UAE에 도착했다. 훈련할 여유도 이틀뿐이었으며 푹 쉴 수 있는 여건도 아니었다. 기후, 그라운드 등 환경적인 부분도 낯설었다.
힘든 건 당연했다. 그러나 계획된 원정길이었고 이를 극복해야 했다. 내년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하나의 테스트였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한 도시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지 않다. 1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이동하는데, 면적이 넓은 브라질에서 장거리 이동은 기본이다. 한국과 UAE 같이 기후가 전혀 상반될 정도는 아니지만, 체력 및 컨디션 관리를 체크하기에는 충분했다.
홍명보호는 이 부분에서 과제를 남겼다. 체력이 후반 들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몸이 안 따라주니 정신력으로 버티는 데에도 한계가 따랐다.
2번의 실점 장면은 모두 집중력 결여가 문제가 됐다. 막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3선의 간격도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면서 느슨해졌다. 공격의 세밀함 또한 떨어졌다.
값진 원정길이었다. 오름세를 타던 홍명보호에게 일침을 가해준 경기였다. 체력 강화 및 관리, 홍명보호에게 남겨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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