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오승환(31)이 ‘고시엔 끝판왕’으로 일본 프로야구에 돌직구를 던진다.
오승환의 일본행이 사실상 확정됐다. 오승환은 한신 타이거즈와 합의를 끝내고 최종 계약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일본의 주요 언론은 21일 이달 안으로 오승환이 한신과 이적료 포함 2년 9억엔(약 95억원)의 거액에 계약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앞서 한신은 일본야구기구(NPB)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오승환의 신분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최종 행선지는 메이저리그가 아닌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였다. 사진=MK스포츠 DB |
오승환은 2005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 이후 9시즌 통산 444경기에 등판해 28승13패 277세이브 평균자책점 1.69의 성적을 거두며 ‘끝판왕’으로 불렸다. 오승환의 277세이브는 국내 프로야구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류현진(26, LA 다저스)와 추신수(31)가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오승환에 대한 빅리그 진출 기대감도 치솟았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의 일본행 결정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오승환은 왜 메이저리그가 아닌 일본을 택했을까.
돌직구가 아닌 커브로 현실적인 조건을 따졌다. 메이저리그 3~4개 구단에서 오승환에게 관심을 보인 것은 맞다. 그러나 적극적이지 않았다. 반면 일본에서는 끊임없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오승환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만한 대우가 보장된 곳은 일본 무대였다. 위험 부담이 적었다.
오승환의 보직 문제도 걸림돌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 투수에 대한 가치가 높다. 류현진에 이어 윤석민(27), 김광현(25, SK 와이번스) 등에게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입증이 된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마무리보다 중간 계투로 나설 가능성도 높았다. 또 오승환의 투구 스타일과 비슷한 유형의 불펜 투수들이 많아 매력적이지 않았다. 임창용(37, 시카고 컵스)과 같이 사이드암과 스리쿼터를 오가는 강속구의 희소성도 부족했다.
오승환은 첫 해외 무대 진출이다. 성공 가능성에서 일본이 높다. 한국을 벗어나 일본에서 경험을 쌓으며 검증 절차를 밟은 뒤 미국으로 넘어가도 늦지 않다. 자신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최고의 명예다. 이번 일본행 결정은 메이저리그 포기가 아닌 미래를 위한 안전한 보험 투자인 셈이다. 때론 돌직구를 던지는 것보다 돌아가는 것이 정답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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