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심수창(32) 김민우(34) 신현철(26) 등 5명이 2차 드래프트에서 팀을 떠났다. 넥센이 버린 이 선수들의 이적을 단순하게 결정한 것일까, 아니면 징계를 위장한 방출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넥센은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에서 5명을 떠나보내고 3명을 영입했다. 이적자로는 투수 심수창(롯데) 김대유(SK), 내야수 김민우(KIA) 신현철(SK) 김사연(KT)이며, 영입자로는 투수 이상민 윤영삼(이상 이전 NC) 외야수 강지광(LG)이다.
(왼쪽부터) 신현철, 심수창, 김민우. 사진=MK스포츠 DB |
심수창은 지난 2011년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몇 시간 남기지 않고 LG에서 박병호와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후 심수창에게도 빛이 보이는 듯 했다. 2011년 8월 9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심수창은 6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2년 1개월 만에 승리투수의 기쁨을 맞았다. 그러나 이후 2년 연속(2012, 2013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박병호와는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해 올해는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12경기 등판해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 6.83으로 팀이 느끼는 좌절감은 컸다.
유니폼을 갈아입는 선수 중에는 김민우와 신현철도 포함돼 있다. 당시 1패 중이었던 넥센 선수단은 김민우와 신현철의 음주사고와 성적에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으나, 이후 8연패에 빠지는 등 팀 전력손실에 큰 타격을 맞았다.
김민우는 주로 3루수로 출전해 넥센의 내야진을 이끄는 고참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6월 9일 서울 강남구에서 무면허 상태로 택시와의 접촉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해 충격을 줬다. 김민우에게는 야구활동 3개월 정지 및 유소년 야구봉사활동 240시간, 구단 자체적으로 정규시즌 30경기 출장 금지와 벌금 1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넥센은 연타로 뒷통수를 맞았다. 신현철은 4월 8일 새벽 음주상태로 후진을 하다 정차 중이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일으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신현철은 음주사고로 1군에서 제외된 김민우 대신 강진에서 올라온 유망주였기에 충격도가 심했다. 넥센은 신현철에게 선수단 합류를 전면 금지했으며 자택 근처에서 리틀야구단과 유소년 야구단을 순회하며 자원봉사를 할 것을 중징계를 내렸다.
당시 염경엽 넥센 감독은 “기사에서 신현철의 이름을 봤을 때 땅을 파고 들어가고 심정이었다"며 “선수들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더 신경 썼어야 했다”라며 자책했다. 넥센은 “음주사고를 비롯한 사회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하기 위해 선수단 교육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공포했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 세운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컸던 넥센이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도록 시간을 허락해줬다. 그러나 선수단 기강과 전력 강화를 위해서는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다.
넥센은 올해 정규리그 3위로 구단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등 위력적인 팀으로 성장했다. 넥센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중심에는 선수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감이 있었다. 이를 놓치지 않는 자만이 기회를 얻고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이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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