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승부조작이라는 검은 유혹이 아시아 야구의 대축제에까지 손길을 뻗쳤다. 이에 이전부터 흘러나온 아시아시리즈 무용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한 호주 언론은 23일 이번 아시아시리즈 우승팀인 호주 캔버라 캐벌리 소속의 포수 맷 블래진스키가 승부 조작 세력이 3만 달러(약 3200만원)을 주겠다며 접근해왔다고 신고해 현재 대만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래진스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회 준결승전을 앞두고 한 남자로부터 3만 달러를 줄 테니 삼성과의 경기에서 캔버라가 7점 차 이상으로 지도록 동료를 움직여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이에 바로 코치에게 알린 후, 대회 주최 측을 통해 경찰에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아시아시리즈 준결승 캔버라 캐벌리전 패배 이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대회가 끝난 뒤 이 경기에 대한 승부조작 시도가 있음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사실 이전부터 아시아시리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해 왔다. 대회가 각 참가국의 시즌이 종료된 뒤에 열리기 때문에 매년 주축선수들이 불참해 ‘소문난 잔치에 볼 것 없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또한 대회 흥행참패도 대회 무용론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이다. 2005년 시작된 대회는 2009년과 2010년 스폰서가 끊기면서 한-일 클럽 챔피언십, 한국-대만 클럽 챔피언십으로 바뀌어 열렸다. 2011년 부활했지만 대회 흥행은 계속 실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시즌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이나 FA계약을 앞 둔 선수들은 불참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승부조작 시도로 인해 아시아시리즈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 관계자는 “승부조작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만에서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대회를 존치시키는 본질적인 문제제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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