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올해 ACL 결승에서 광저우에게 패하지 않고도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넘겨줘야했던(2-2/1-1, 원정다득점 패배) FC서울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내년에도 ACL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5위 수원이 23일 홈경기에서 울산에게 1-2로 패함에 따라 FC서울은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4위 이내 성적을 확정지었다. 4경기에서 승점 1~2점만 추가해도 자력으로 ACL 진출권을 딸 수 있는 유리한 고지였으나 일찌감치 결정지었다는 것은 여러모로 이득이다. 홀가분한 ‘판’이 깔렸다. 다른 것 재지 않고 편하게 경기할 수 있는 ‘판’이 깔렸다.
FC서울이 내년도 ACL 진출권을 획득했다. 남은 3경기를 홀가분하게 펼칠 수 있는 좋은 판이 마련됐다. 사진= MK스포츠 DB |
윤성효 감독에 대한 부담과 악연을 확실히 끊을 수 있는 판이기도 하다. 최용수 감독은 “윤 감독님이 수원에 계실 때 나와 우리 팀에게 많은 괴로움을 준 것은 사실 아닌가”라는 농담 섞인 각오로 아직 갚아야할 빚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 물론, 사석에서는 더 없이 가까운 선후배지만 승부의 세계는 별개인 법이다. 서울과 부산은 올 시즌 1승1무1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전적으로서 윤 감독을 넘을 수 있는 기회다.
정규리그와 ACL을 병행하느라 알게 모르게 많이 지쳐있을 주전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그간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필드를 밟을 수 있는 판이기도 하다. 실상 너무도 고된 시즌을 보낸 FC서울 선수들이다. 하대성 고요한 윤일록 등은 대표팀 일정까지 병행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달콤한 휴식이다.
몬테네그로 대표팀까지 오갔던 데얀 역시 대표적으로 충전이 필요한 선수다. 하지만 데얀은 아마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강행군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득점왕 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도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위대한 도전을 위해서도 좋은 판이 깔렸다.
데얀은 지난 20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면서 시즌 15호골을 기록했다. 선두 김신욱(19골)과의 격차를 단숨에 좁혔다. 데얀은 “시즌이 거의 다 끝나가지만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니다”는 말로 의지를 드러냈다. 데얀이 유리한 것은, 동료들의 몰아주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ACL 진출권 획
치열한 시즌을 치르면서 좀처럼 여유를 누릴 수 없었던 FC서울이 시즌 막바지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남은 3경기는, 올 시즌 내내 치열하게 뛰었던 것에 대한 보상과 같은 홀가분한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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