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김보경(카디프 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 터졌다. ‘거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경기 종료 직전 터뜨린 동점골이었기에 더욱 극적이고 짜릿했다. 지구 반대편 축구팬을 들뜨게 만들었다. 김보경의 골 소식을 누구보다 반긴 사람이 있으니 바로 홍명보 감독이다.
김보경의 한방은 컸다. 일단 카디프를 구했다. 10월 이후 1승 1무 3패로 내림세였고, 맨유에게까지 지면 추락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을 터다. 그러나 맨유와 비기면서 분위기 반전의 틀을 마련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카디프는 강등권인 18위 풀럼과 간극을 3점차로 벌렸다.
그리고 김보경, 자신의 경쟁력을 다시 과시했다. 최근 선발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지면서 주전 경쟁에 밀린 양상이 다분했다. 그러나 이 한방으로 김보경은 주전을 다시 꿰찰 기회를 갖게 됐다.
김보경이 25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김보경과 카디프 시티, 홍명보호에게 매우 의미있는 골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눈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2선에서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도 딱히 좋지 않았다. 이청용(볼튼), 손흥민(레버쿠젠), 이근호(상주), 남태희(레퀴야)가 유기적으로 움직였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꾸준히 경기에는 나갔지만 홍명보호 내 주전 입지는 점점 불안정했다.
김보경은 A대표팀 부진에 대해 컨디션보다 경기 감각을 이유로 들었다. 김보경은 “최근 소속팀에서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해, 경기력 면에서 아쉬운 게 있다”라고 말했다. 카디프에서의 출전 시간 부족으로 A대표팀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취임 이후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는 선수를 선발 원칙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번 홍명보호 5기를 통해 소속팀 활약상이 A대표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게 나타났다. 소속팀에서 잘 하던 선수들
냉정히 말해 홍명보호에서 조금씩 밀리던 김보경이었다. 그러나 멋지게 반격을 알리는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주전 경쟁도 다시 불이 지펴졌다. 유럽파가 소집될 내년 3월까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힘을 잃어가던 김보경이 그 힘을 되찾았으니, 홍명보 감독으로선 흐뭇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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