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뜨려면 이름도 바꿀 수 있다?
이번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투수 김상현(33)이 25일 이름을 김태영으로 바꾼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또 KT 위즈가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왼손투수 김주원(22)이 김민식에서 개명(改名)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장기영(31)이 장민석으로 바꿨고, 같은팀인 투수 장시환(26)은 시즌 중반 장효훈에서 개명했다.
프로야구 선수가 이름을 바꾸는 일은 원년부터 있었다. 개명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최근에는 야구로 뜨기 위해서라는 분위기가 대다수다. 왼쪽부터 최근 장기영에서 이름을 바꾼 장민석, 2004년 개인사때문에 개명한 신승현, 대표적인 개명성공사례인 손아섭. |
올 시즌 초 SK에서 KIA로 트레이드 된 사이드암 투수 신승현(30)은 개인사 때문에 개명한 경우. 2000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SK에 입단할 당시 이름은 김명완이었는데, 2004년 어머니의 성을 따라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야구를 더 잘 하기 위해 이름을 바꾼다. 바꾼 이름을 통해 좋은 기운을 받겠다는 의미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손아섭(25)이다.
2007년 롯데 입단 당시 손아섭의 이름은 손광민이었다. 당시 외야 유망주로 이름을 알려나갔던 손광민은 2009년 부산의 작명소에서 ‘아섭’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개명효과는 대박이었다. 2010년부터 주전 외야수로 기용되기 시작한 손아섭은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리고 있다.
같은 팀 박준서(32)와 박종윤(31)도 마찬가지. 박남섭에서 이름을 바꾼 박준서는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로 활약 중이고, 박승종이었던 시절 빛을 보지 못했던 박종윤도 이름을 바꾼 뒤 기회를 잡았다. LG포수 윤요섭도 윤상균이던 시절 주로 대타나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이름을 바꾸고 포수마스크를 쓰며 LG의 안방마님이 됐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손아섭의 개명효과를 기대하며 이름을 바꾼 선수도 있다. 전승윤에서 이름을 바꾼 SK 투수 전유수(27)는 손아섭의 성공을 보고 고민 끝에 2011년 9월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 이름을 바꿨다. LG에서 뛰다가 지난해 경찰청에 입단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름을 바꿔 더 유명해진 사례가 많다. 야구로 뜨기 위해서라면 이름도 바꿀 수 있다는 분위기가 낯설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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