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운명의 날이 밝았다. 오후 2시 포항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포항과 서울전, 그리고 5시간30분 뒤인 오후 7시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부산과 울산의 경기 결과에 따라 올 시즌 우승 향방이 결정된다. 1위 울산이 그대로 자리를 굳히느냐, 아니면 2위 포항과 맞대결을 펼쳐야하는 12월1일 최종라운드까지 가느냐의 여부가 가려진다.
포항과 서울의 경기에서 ‘포항 승’ 외의 결과가 나오면 우승은 자동적으로 울산의 몫이다. 포항에겐 무승부도 의미 없다. 운명을 하늘에 맡기기 전에 서울부터 꺾어야한다. 그 다음은 울산 몫이다. 부산과 울산의 경기에서 울산이 승리하면 2013년 K리그 클래식 트로피는 울산 호랑이들의 차지가 된다. 승점 1점 추가에 그쳐도 우승 확률은 상당히 높다. 36라운드 현재 울산은 포항에 골득실에서 +6이 앞선다.
운명의 날이 밝았다. 시간과 공간과 상대를 초월한 대결을 통해 울산과 포항의 운명이 결정된다. 양팀의 에이스 김신욱과 이명주의 운명 역시 마찬가지다. 사진= MK스포츠 DB |
때문에 27일 경기는 시간과 공간과 상대를 달리한 결승전 같은 대결이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대장정의 운명이 결정되는 경기다. 이 자체만으로 흥미진진인데 그 속에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가미됐다. 양 팀 에이스들이 펼치는 시즌 MVP 경쟁도 27일 경기 결과에 따라 가려질 공산이 크다. 울산 철퇴축구의 핵 김신욱과 포항 스틸타카의 중심 이명주 이야기다.
김신욱과 이명주는 26일 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개인상 부문에서 나란히 MVP 후보로 선정됐다. FC서울의 캡틴 하대성과 함께 2013시즌을 빛낸 최고의 선수가 될 자격을 얻었다. 3파전이지만 사실상 양강 체제다. 하대성이 서울의 ACL 준우승에 큰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나 아무래도 정규리그 성적이 아쉽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우승을 다투는 울산과 포항의 에이스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결국 김신욱과 이명주에 대한 저울질도 27일 경기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개인기록만 살핀다면 아무래도 김신욱이 임팩트가 강하다. 19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신욱은 생애 첫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이동국을 잇는 대표 토종 스트라이커 이미지를 심었다. 그대로 울산이 우승을 확정짓는다면 김신욱의 MVP가 유력하다.
때문에 김신욱도 27일 사활을 걸어야한다. 만약 우승을 결정짓지 못해 12월1일 최종라운드까지 넘어간다면, 그래서 이명주의 포항과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쳐야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앞선 기록들은 삭제된 채, 우승팀 프리미엄이 합쳐진 그날의 승자
결국 김신욱과 이명주에게도 27일은 시공과 초월한 ‘왕게임’ 같은 대결이다. 팀의 우승과 생애 한 번 찾아오기도 어려운 MVP 타이틀이 걸려있는 경기다. 이기는 자가 다 갖는다. 그야말로 ‘왕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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