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한신 타이거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77년의 일본 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꼽힌다. 1935년 정식 출범해 벌써 강산이 일곱 번 바뀌고도 남았을만한 긴 시간 동안 한신이 들어올린 트로피의 수는 4개에 불과하다. 센트럴 리그 우승 3번과 일본시리즈 우승 1번이 전부다. 마지막 리그 우승은 2005년이고, 일본시리즈 우승은 1985년을 끝으로 단 한차례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인들은 한신을 일본 야구 최고의 인기팀이자 명문팀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바로 유구한 역사와 함께 최고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토 지역을 대표하는 요미우리와 간사이 지역을 대표하는 한신은 예전부터 오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동쪽의 요미우리와 서쪽의 한신이 서로 자웅을 겨루며 일본 야구는 성장했다.
오승환이 입단한 한신 타이거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손꼽힌다. 평일 4만명에 육박하는 팬들이 몰려든 고시엔 구장. 사진=MK스포츠 DB |
고시엔의 평일 관중은 3만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한신은 경기당 평균 3만7886명의 관중을 동원했고, 총 272만 7790명의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았다. 올해 국내 프로야구 9개 구단 총 관중수가 674만3940명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한신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 연속 최다관중을 동원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총 관중 290만 3947명을 불러모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경기 당 평균 4만명의 관중을 유지했던 한신의 관중 저하가 일본야구계에 큰 충격을 줬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성적은 요미우리에 상당한 격차로 뒤쳐진 2위에 머물렀으나 관중 수 회복에 성공했다.
TV 시청률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올해 열렸던 한신과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클라이막스 시리즈 스테이지 1의 시청률은 1차전이 24.1%, 2차전이 21.3%가 나왔다. 같은 기간 열렸던 LG 트윈스-두산 베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의 전국 시청률이 8.3%, 서울 시청률은 10.4%로 조사된 것에 비교하면 인기의 척도를 실감할 수 있다.
비단 포스트시즌이 아닌 정규시즌에도 한신과 요미우리의 라이벌전은 20%의 시청률을 훌쩍 넘긴다. 인터넷과 TV 등의 다양한 유형을 포함하면 한신의 1경기 평균 관중수가 10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전혀 허황되지 않을 정도다. 특히 간사이 지방에는 한신 외에도 오릭스 버팔로스라는 경쟁 상대가 있지만 실제로 팬의 비율은 9:1에 육박할 정도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명실공히 한신은 요미우리와 함께 일본 야구 흥행을 이끄는 중심축이다.
한신 우승의 경제효과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일본내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관객동원과 팬들의 음주 지출 등 직접효과가 9130억원, 고용창출과 경기상승 등 경제파급효과가 5628억원으로, 모두 1조4758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개 구단의 우승과정이 이토록 많은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7회 럭키타임에 맞춰 일제히 풍선을 쏘아올리는 한신 팬들. 한신의 팬은 일본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사진=MK스포츠 DB |
한신은 지난 22일 오승환과 2년 총액 9억 엔(약 94억원·이적료 5000만 엔 별도)의 거액 계약을 맺었다. 오승환은 일본 마무리 투수의 상징과 다름 없는 22번을 달게 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한신에서 뛰었던 후지카와 규지(통산 220세이브)나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히
일본 최강의 팀은 요미우리다. 하지만 오승환이 일본 최고의 팀에 입단한 것도 분명하다. 오승환이 인고의 충절을 지켜온 명가의 숙원을 풀기 위한 수호신의 특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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