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날씨는 골프를 하기 어려운 동계기간이 무려 100여일이나 된다. 골프마니아들에게 겨울은 추운 날씨 뿐 아니라 좋아하는 골프를 하지 못하는 계절이기에 더욱 반갑지 않은 기간이기도 하다.
동남아국가로 골프투어를 갈 수도 있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형편상 오랜 기간을 할애할 수도 없고 막상 골프투어를 가면 한동안 골프를 할 수 없다는 강박관념에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하루 36홀씩 무리한 라운딩을 하는 골퍼들도 있다.
스크린 골프는 골프를 즐길 수 없는 겨울철에도 충분히 샷감각을 가다듬을 수 있게 해준다. 사진=MK스포츠 DB |
최근 스크린골프는 클럽을 읽어 거리 값을 만들어내는 종전 광센서에서 공의 궤적을 측정해 실제와 가까운 거리와 방향을 산출하는 카메라 센서로 발전해 있다. 게다가 홀 컵이 있고 라이까지 보며 퍼팅을 할 수 있는 플레이트까지 마련된 곳도 있다.
겨울철에도 골프클럽을 손에서 떼지 않고 샷 감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이듬에 봄철 필드에 라운드를 나가도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스윙 감을 재연시키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 점에서 스크린골프는 골퍼들의 갈증을 효과적으로 해소시켜주는 소중한 존재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개선해야 할 사안들도 많다. 로우핸디캡 골퍼일수록 스크린 골프를 하면 ‘샷이 망가진다’, ‘퍼트 감을 잃는다’, ‘심리적 부담감이 없다’, ‘센서의 측정한계로 잘 친 샷과 못 친 샷의 구별이 없다’, ‘기계 특성에 맞게 요령을 터득한 하수가 고수를 쉽게 이길 수 있다’ 등등 스크린 골프를 혹평을 하며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최근 모 방송국에서는 '실내 스크린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농도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최상위급의 황사수준과 동일하다'는 보도도 나온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드라이빙 레인지 골프연습장에도 스크린골프를 설치해 대형 HD LED 모니터화면으로 그래픽을 보고 또한 본인이 친 공을 실제로 날아가는 것을 보며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마니아들도 생겨났다.
100타가 넘던 비기너 골퍼가 가족이 운영하는 스크린골프장에서 겨울철 내내 36홀씩 스크린골프를 즐기다가 봄에 필드에 나가 80대 중반의 스코어를 친 경우도 있다. 구력은 짧지만 코스운영의 핸디캡을 스크린 골프를 통해 터득한 사례다.
물론 골프는 결코 샷만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코스 매니지먼트까지 잘해야만 좋은 스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심리적인 부분도 스크린골프에서는 배양되기 힘든 영역이다. 하지만 겨울철 움츠러들 수 있는 샷감각을 유지하는 데에는 효과적이며 골프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자세한 궤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모쪼록 긴 겨울을 스크린골프를 통해 실력을 갈고 닦아 내년 봄에는 필드에서 호적수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