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36일 간의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1일 귀국했다. 말 그대로 훈련의 연속이었다. 체력적으로 지칠 만 했지만, 선수들의 얼굴에는 내년 가을야구를 향한 강한 집념이 묻어 있었다. 그중 이만수 감독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유망주 박상현(24)이 속해있다.
박상현은 훈련이 진행되는 내내 파이팅을 멈추지 않았다. 팀 전체 분위기를 이끄는 동시에 자신에게 최면을 거는 주문이기도 했다. 그만큼 간절했던 마무리 훈련이었다.
박상현은 오랜 재활을 마치고 2014 부활을 꿈꾸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팔꿈치 통증 재발은 박상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재활군에서 2군에 합류하더라도 그 기간은 짧았다. 결국 2010년 11월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시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SK와 결별했다. 그러나 구단은 기대주 박상현의 손을 놓지 않고 신고선수로서 재입단을 허락했다. 물러설 길이 없었다. 완전한 회복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박상현은 “입단 이후 첫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부터 팔꿈치가 아팠다. 야수로서 예민한 인대 부상이었다. 병원 측에서 수술 없이 짧게 재활하면 된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시간이 조금씩 길어졌다. 오랫동안 재활기간을 보내면서,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고 판단해 군 입대를 선택했다”라고 전했다.
2011년 5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입대한 박상현은 2년 동안 자기 관리에 충실했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기초 체력훈련에 매진했다. 더 이상 부상에 얽매일 수 없었다. 자칫하다가 프로 인생에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올해 5월 제대 후 팀에 바로 합류했다. 박상현은 10월 애리조나 교육리그 참가에 초점을 맞추고 구단에서 구상한 재활 프로그램에 따라 몸을 만들었다. 별 탈 없이 교육리그를 마친 박상현은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도 합류해 자기 기량발전에 힘썼다.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박상현은 주포지션이던 유격수를 버리고 2루와 3루 수비 위주로 훈련했다. 박상현은 “아무래도 타구가 날아오는 각이 달라 처음에는 헷갈렸지만, 후쿠후라 수비코치님이 많은 걸 알려줬고 나도 코치님의 지도를 온전히 받아들였기에 별 문제는 없다”라며 자신했다.
타격훈련도 놓칠 수 없었다. 박상현은 “하체로 쳐야하는데 손으로 치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공을 툭툭 맞추는 것이 아닌 회전력으로 치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상현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무사히 재활을 마쳤다. 사진=옥영화 기자 |
이어 박상현은 “수비에서는 글러브 핸들링에 자신있다.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돼 어렵게 오더라도 잡아낼 수 있다. 또한 타격에서는 공을 잘 맞출 수 있어 팀배팅을 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2년의 공백은 박상현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간절했던 그 꿈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박상현은 “군대에 입대하기 전까지는 내가 팀 막내였는데 이제는 나보다 어린 선수들도 많다. 다시 야구를 하게 되니깐 기분이 남다르다”라며 “현재 몸상태에 문제가 없다. 스프링캠프까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12월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할 계획이다. 어떻게 12월을 보내느냐가 또 다른 숙제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프로데뷔 5년 차이지만, 부상의 벽으로 1군 경기 출전수는 단 1경기 뿐인 박상현이다. 박상
오랜 재활로 자신의 등번호도 잃었다. 박상현은 현재 임의로 백넘버 102번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번호를 되찾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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