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지만 큰 과제도 남겼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회 흥행이 중요한데 한국 U-20 축구대표팀의 성적이 좌우한다.
U-20 월드컵은 ‘미니 월드컵’으로 불렸다. 세계 최고를 꿈꾸며 뛰어난 기량을 지닌 젊은 선수들이 모여 우승을 다퉜다. 메시(바르셀로나),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포그바(유벤투스) 등 현재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이들은 최근 U-20 월드컵에서 최고의 별이었다.
U-20 월드컵은 유소년 이미지가 강한 U-17 월드컵과 다르다. 하나같이 프로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전 세계 스카우트가 몰려와, 옥석을 찾을 정도로 관심이 크다. 때문에 질적인 경기력 차이도 매우 높다.
한국 U-20 축구대표팀의 좋은 성적 없이는 2017년 U-20 월드컵 흥행을 자신하기 어렵다. 2007년 U-17 월드컵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사진은 2013년 U-20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국은 2007년 U-17 월드컵을 유치했지만 성공적인 개최라고 표현하기가 힘들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제외한 다른 6곳의 개최도시 경기장이 작은 규모의 종합운동장이라고 하나 대회 흥행과는 거리가 있었다. 52경기에 총 42만2907명이 집계됐는데, 경기당 평균 8133명이 관전했다.
한국의 성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은 페루(0-1 패), 코스타리카(0-2 패), 토고(2-1 승) 등 해볼만한 팀들과 한 조에 속했지만 1승 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를 보기 위해 찾은 관중이 7만2232명(경기당 평균2만4078명)이었다. 대회 평균 관중보다 3배가량 많았다.
스페인과 나이지리아의 결승전을 관전한 관중은 3만6125명이었지만, 준결승 2경기와 8강 4경기, 16강 8경기에서 1만명 이상 넘은 건 3경기에 불과했다. 한국의 조기 탈락으로 국내 축구팬의 관심은 크게 떨어졌고 열기도 차갑게 식었다.
자국 대표팀의 성적이 흥행과 밀접하다는, 지난 숙제를 곱씹어야 한다. 물론 한국은 지난 2009년부터 남녀 연령별 관계없이 각종 FIFA 주관 대회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지난 7월 터키에서 막을 내린 U-20 월드컵에서도 8강까지 올랐다.
하지만 역대 U-20 월드컵 아시아 개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정도로 어려웠다.
일본(1979년), 사우디아라비아(1989년), 카타르(1995년), 말레이시아(1997년), UAE(2003년) 등 5개국이 한국보다 앞서 U-20 월드컵을 유치했는데, 조별리그를 통과한 건 UAE 뿐이었다. 아시아 개최국의 토너먼트 진출 확률이 20%다. 성적은 더 형편없다. 3승 4무 10패 12득점 24실점이었다.
한국의 16강 진출은 자존심이 걸려있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 열린 7번의 U-20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건 딱 1번이었다. 2007년의 캐나다로 3패 무득점 6실점으로 일찍이 짐을 쌌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우승을 차지했고 UAE(2003년)와 네덜란드(2005년), 콜롬비아(2011년)는 8강까지 진출했다. 적어도 16강에는 올라야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히딩크호의 ‘4강 신화’가 결정적이었다.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또 한번의 ‘신드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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