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현역 선수 시절 ‘슛도사’로 불렸던 이충희(54) 원주 동부 감독이 신인 가드 두경민(22)에게 비법(?)을 전수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동부 유니폼을 입은 두경민은 올 시즌 가장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10월25일 부산 KT전에서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18득점쇼를 펼쳤다. 이후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팀은 12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충희 원주 동부 감독이 신인 가드 두경민에게 슈터의 기술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초반 보여준 두경민의 평가는 엇갈린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고 있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두경민은 14경기서 평균 11.4점 2.6리바운드 0.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은 45.9%. 경기당 2.4개의 3점포를 성공시켰다. 슛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슈터다.
그러나 영양가가 부족했다. 공을 소유하고 있는 시간이 길고, 템포 바스켓에 대한 요령이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평균 어시스트가 0.9개에 그쳤다는 것은 가드 포지션에서 낮은 수치다.
이충희 감독은 두경민이 합류한 직후부터 출전 시간을 보장하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 감독도 두경민의 단점에 대해 파악한 뒤부터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이 감독은 “두경민은 파이팅 있게 뛰는 건 좋다. 그런데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 마구잡이 농구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두경민에게 슈터가 갖춰야 할 기술에 대해 틈만 나면 조언을 하기로 했다. 시즌 중이기 때문에 세밀하게 할 수는 없지만, 과거 현역 시절 경험을 토대로 큰 맥락에서 원 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감독은 “프로에서는 누가 키워주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알아서 커야 한다. 프로에 와서 뛰면서 본인 스스로도 느꼈을 것”이라며 채찍을 꺼내 들었다.
데뷔 시즌 성장통을 겪기 시작한 두경민이 이충희 감독의 지도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사진=김재현 기자 |
이 감독은 “두경민은 공 없는 움직임이 중요하다. 대학 때 잘하던 것이었다. 김민구가 공을 갖고 있으면 두경민이 빈 공간을 찾아 찬스를 잡았다. 프로에서도 공을 갖고 하려고 하면 안된다. 프로에서는 맥을 잡고 수비하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게 없어진다”고 꼬집은 뒤, “특히 짧은 거리에서 순간적으로 수비를 따돌리는 움직임이 중요하다. 어차피 공은 1개이고 선수는 10명이 뛴다. 9명은 움직여야 하는 것이 농구다”라고 설명했다.
두경민은 KCC전에서 확실히 달라진 움직임을 보였다. 효율성의 문제였다. 득점은 8점에 그쳤지만, 확률이 높았다. 슛 시도 자체가 5차례밖에 없었다. 3점슛 4개를 던져 2개를 성공시켰고, 2점슛은 1개를 던져 성공시켰다. 무리한 공격보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모두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이 좋았다.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골밑으로 들어간 찬스를 김주성이 절묘한 어시스트로 연결해 손쉬운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경기 막판 결정적인 3점슛도 절묘한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찬스였다.
이충희 감독은 “많이 좋아지긴 했다.
프로 데뷔와 함께 성장통을 겪고 있는 두경민이 ‘슛도사’의 비법을 전수받고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 궁금증만으로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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