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4년째 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리즈는 역시 ‘LG맨’이었다. LG의 구애에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보다 빨랐다.
LG는 11일 외국인 우완투수 레다메스 리즈와 재계약 했다고 밝혔다. LG는 가장 큰 짐을 덜었다. 내년 시즌을 향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백순길 LG 단장은 “리즈의 재계약을 환영한다. 리즈의 기량이 점점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시즌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 LG 트윈스가 외국인선수 레다메스 리즈와 재계약 했다. 김기태 감독도 리즈의 재계약 소식에 웃으며 반겼다. 사진=MK스포츠 DB |
사실 리즈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선수였다. 올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힐 정도로 빅리그에 대한 목표 의식이 강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에서 러브콜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관심을 보였다.
LG도 노심초사 리즈 잡기에 집중했다. 송구홍 LG 운영팀장을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급파했다. 리즈와 직접 만났다. 첫 만남에서는 리즈가 협상 테이블의 주도권을 잡았다. 백순길 단장은 송 팀장으로 보고를 받은 뒤 강경하게 나갔다. 백 단장은 “미국과 일본에서 그렇게 원하면 그 쪽으로 가라고 해라”며 마음에도 없는 엄포를 놨다. 다음날 리즈는 다시 송 팀장을 만나 재계약을 확정했다.
리즈가 LG에 4년째 남은 이유는 단순했다. 그냥 한국이 좋아서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의 절대적 신뢰 때문이다. 리즈는 한국에서 성장세가 뚜렷했다. LG는 개인훈련을 시킬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리즈는 단순한 160㎞ 강속구 투수에서 안정적인 제구가 가능한 투수로 발전했다. 리즈는 올 시즌 종료 후 한국을 떠나기 직전 직접 차명석 투수코치를 찾아 “한국에서 많은 발전을 할 수 있게 도와주셔 감사드린다”며 예의를 갖춰 진정성을 보였다.
리즈는 LG에서 받은 정을 떼놓기 힘들었다. 또 한국은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매년 발전을 하면서 한국 야구에 적응했다. LG의 가족 같은 팀 분위기와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겼다. 무엇보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에 대한 아쉬움으로 내년 우승에 대한 열망도 커졌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국에서의 첫 플레이오프 무대는 리즈에게도 아쉬운 경기였다.
올해 리즈는 주키치의 그늘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LG의 에이스로 재탄생했다. 그 의미는 컸다. 구단에서도 리즈에게 에이스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했다. 송 팀장이 미국까지 건너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기도 했다. 리즈도 구단의 진정성에 응답했다.
불안했던 리즈의 잔류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김기태 LG 감독은 “리즈가 남아줘서 고맙다. 구단에도 감사하다”며 “가장 시급했던 리즈 문제를 해결해 다행이다.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잘하겠다”고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한 시름을 놓은 LG는 주키치의 재계약 고민과 함께 외국인타자 물색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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