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오승환(31·한신타이거즈)이 팀을 우승으로 만드는 첫 단계로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를 꼽았다.
오승환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고시엔 구장 방문 및 현지 입단식을 치르고 귀국했다. 당시 오승환은 짧은 일정에도 현지 숙소를 정하고 코치진과의 면담 및 홈구장 방문, 현지 입단식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 무엇보다 일본 방문 기간 내내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일관, 현지 언론들이나 한신 코치진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았고 특히 “한신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는 포부는 한신의 팬들이나 국내 팬들로부터 “역시 오승환”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 오승환(31·한신타이거즈)이 팀을 우승으로 만드는 첫 단계로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를 꼽았다. 사진=MK스포츠 DB |
입단식 이후 오승환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 할 예정이지만 특별한 대우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똑같이 대해 주는 것을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신은 특급 마무리인 오승환을 영입함에 따라 최대한의 배려를 해주고 있다. 입단식 일정을 위해 오사카 최고급 호텔인 리츠칼튼에 숙소를 제공했으며, 제반 사안을 고려한 숙소 3곳의 제안, 이중 한 곳을 정하도록 했다. 해당 숙소에 인테리어 일체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물론이다.
경기 사안에 대한 사안도 마찬가지다. 한신 와다 감독은 오승환에게 캠프 전까지 본래 하던대로 개인적인 준비를 하라고 주문했다. 단체 성향이 강한 일본 구단임을 감안하면 자율훈련은 쉽게 제안하기 힘든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오히려 이러한 배려들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승환은 “구단에서 진정으로 나를 필요로 하는 반응과 세심한 배려를 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한신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 역시 분명히 했다.
오승환은 “특별하게 배려를 해 주시는 점은 감사하지만 이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선수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라며 “나는 그러한 대우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싫어한다. 같은 나이, 같은 연차의 선수들의 활동과 맞춰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오승환의 성격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지만 선수들간의 불화를 우려한 반응이기도 했다. 오승환은 “한신이 한국 선수를 영입한 것이 처음이기도 하고 마무리 투수의 영입은 생소한 사안이기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과열된 언론의 반응을 지켜보는 기존 선수들은 불편할 수도 있다. 이는 스스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선수들간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야구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개인적인 성적은 물론, 우승은 꿈도 꾸지 못할 사안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다행히 고시엔 구장을 방문할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신 선수들은 오승환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를 전하기도 하고 어설픈 한국말로 반가움을 표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직까지는 텃세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나오지는 않고 있는 것.
하지만 오승환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반응으로 일관했다. “어느 구단이든 텃세가 없는 팀은 없을 것”이라며
더불어 “행동이나 말 한마디를 조심한다면 설혹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진 선수라 할지라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야구판은 어디나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는 깊은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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