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행을 택한 추신수(31), 그 결정은 일단 나쁘지 않아 보인다. 뚜껑을 열고 향후 7년간 성적이 대변해주겠지만 실리와 명분을 모두 거머쥐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텍사스를 골랐고, 가족이 거주하는 애리조나와도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뉴욕과 달리 주(州) 세금도 내지 않아, 실질적으로 수령하는 금액도 더 많다.
하지만 이런 환경적인 요인을 떠나서 추신수, 개인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더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아메리칸리그에도 내셔널리그 못지않게 뛰어난 투수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추신수는 맥스 슈어저, 저스틴 벌랜더(이상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 제이크 피비(보스턴 레드삭스) 등을 상대로 꽤나 강한 면모를 보였다.
↑ 추신수는 올해 텍사스 투수를 상대로 타율 1할8푼8리를 기록했다. 최근 텍사스전에서 널뛰기가 심했는데, 껄끄러운 텍사스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는 건 추신수에게 분명 나쁠 게 없다. 사진=MK스포츠 DB |
추신수는 올해 텍사스전에 홈런 1개(1타점)를 때렸지만 그리 강하지 않았다. 텍사스 투수 10명을 상대했는데 16타수 3안타 4볼넷 4삼진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1할8푼8리로 시즌 타율 2할8푼5리보다 1할 가까이 낮았다.
추신수의 아메리칸리그 팀 성적 가운데 저조한 편에 속한다. 아메리칸리그 팀 투수 가운데 타율 0할을 기록한 건 뉴욕 양키스(1타수 무안타)와 볼티모어 오리올스(7타수 무안타)다. 그 다음이 텍사스전이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4할6푼7리), 디트로이트, LA 앤젤스, 시애틀 매리너스(이상 3할3푼3리)와 비교하면, 텍사스의 투수를 잘 공략하지 못했던 추신수다.
물론 잘 쳤던 시즌이 더 많았다. 2010년에는 텍사스를 상대로 타율 7할(10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이라는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해에도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도 3할1푼3리-5할-2할9푼4리로 텍사스에 강했다.
그러나 올해를 비롯해 2011년(1할5푼4리), 2009년(1할7푼2리)에는 1할대 타율이었다. 널뛰기가 다소 심했다.
잘 칠 때도 있지만 못 칠 때도 있었다. 대형 계약을 한 추신수는 그에 걸맞은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나름 껄끄러운 텍사스 품으로 가면서 그 천적을 피할 수 있었다는 건 분명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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