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이다. 아니 가보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길이다. 그만큼 힘겨운데 ‘감독’ 윤정환이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다. 이제 두 관문만 넘으면 사상 첫 한국인 감독의 일왕배 우승이라는 ‘역사’를 쓴다.
어느덧 감독 3년차가 된 윤정환 감독, 사간 도스를 이끌고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정식 감독 부임 첫 해 도스에 역사적인 첫 1부리그 승격이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지난해 1부리그 승격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5위로 올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마지노선인 3위와는 불과 승점 2점차였다. 스타플레이어나 탄탄한 재정과는 거리가 먼 도스다. 선수가 아닌 팀으로 조직해, 자신의 지도력 및 도스의 경쟁력을 선보였다.
↑ 윤정환 감독은 일본 J리그에서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을 지내고 있다. 사간 도스를 1부리그로 승격시키고 2시즌 연속 잔류시키더니, 올 시즌 사상 첫 일왕배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 출처=사간 도스 홈페이지 캡쳐 |
도스는 그런 윤정환 감독과 내년 재계약을 했다. 1년 더 도스의 지휘봉을 잡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농사가 남았다. 또 하나의 역사를 새길 순간이다. 우승은 꿈도 못 꿨던 도스인데, 처음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꿈에 젖어있다.
도스는 지난 22일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2-0으로 꺾고 일왕배 4강에 진출했다. 팀 창단 이래 역대 최고 성적이다. 지금껏 최고 성적은 2008년의 8강이었다. 윤정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2011년과 2012년에도 2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도스는 올해 일왕배에서 제대로 사고를 치고 있다. 16강에서 4위 세레소 오사카를 잡더니 8강에서는 3위 가와사키마저 눌렀다. 특히 가와사키는 최근 엄청난 페이스를 달리던 팀이었다. J리그 막바지 7승 1패로 뒷심을 발휘해 3위를 차지했고, 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우승 꿈도 포기시켰다. 그 강팀을 이긴 윤정환 감독의 도스였다.
도스의 또 하나 역사를 쓴 윤정환 감독은 2경기만 더 이기면 첫 우승이라는 ‘업적’을 쌓는다. 그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이었다. 그보다 앞서 선배들이 문을 두들겼으나 정상을 밟은 이는 없었다. ‘선수’ 박지성이 2002년 교토 퍼플상가를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감독’으로는 아무도 없었다. ‘선수’ 박지성이 걸었던 그 길을 ‘감독’ 윤정환이 걷는 셈이다. 윤정환 감독도 2001년 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꿈(당시 세레소 오사카는 결승에서 시미즈 S펄스에게 2-3으로 졌다)을 이룰 기회인 셈이다.
도스는 4강에서 요코하마와 격돌한다. J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미끄러지며 산프레체 히로시마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강팀이다. 올해 J리그 맞대결에서도 2패를 했다. 어려운 상대다. 산 넘어 산이다. 요코하마를 넘는다면, 결승 상대는 히로시마-FC 도쿄전의 승자다. 히로시마는 2012년과 2013년 J리그 2연패를 이룬 현재 최강팀이며, 도쿄는 2011년 일왕배 우승팀이다.
남은 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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