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2014 시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기동력 야구는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6)에게 달렸다?
최근 미국 언론들을 통해 삼성과 계약했다고 알려진 나바로는 1987년생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우투우타 선수다. 2006년 보스턴과 마이너 계약을 맺은 이후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캔자스시티, 피츠버그, 볼티모어 등을 거쳤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79경기 타율 2할6리 2홈런 20타점이며,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7시즌 동안 643경기 타율 2할7푼7리 64홈런 352타점을 기록했다.
↑ 삼성의 톱타자 후보 3인. 왼쪽부터 정형식, 김상수, 이영욱. 3인의 활약만큼 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야마이코 나바로의 거취도 2014시즌 삼성의 기동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동시에 기동력의 측면에서도 나바로의 유탄에 따른 영향이 지대할 전망이다. 나바로는 시즌 최다 도루가 18도루이며, 7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통합 도루가 67개로 연평균 9.6개밖에 되지 않는다. 나바로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 아니라 그의 거취에 따른 포지션 연쇄 이동이 핵심인 것이다.
올 시즌 삼성은 팀 도루 8위(95개)에 그쳤다. 2011년 팀 도루 1위(158개)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그런데 그마저도 적신호가 있다. 23개로 팀내 도루 1위였던 톱타자 배영섭이 군입대를 한다. 올해 김상수(14개)와 정형식(7도루 9실패)은 기대치만큼의 도루를 하지 못했는데, 최다 도루자가 이탈하게 된 셈이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서 류중일 감독은 수 차례 ‘뛰는 야구’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강명구가 예전만큼의 기량이 아니었던데다, 조동찬과 김상수 또한 잦은 부상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고, 급기야 한국시리즈에서는 결장한 터라 뛸 만한 선수가 없었던 것. 발 빠른 작전야구를 선호하는 류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많았다.
결국 이대로는 힘들다는 것이 내부의 판단. 우승 이후 류 감독은 ‘뛰는 야구’에 대한 회귀를 언급하며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발 빠른 외야수를 최우선적으로 원했다. 거기에 상무에서 전역하고 팀에 복귀한 외야수 이영욱이 가세하는데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영욱은 입대 전인 2010년 1번타자로 나서 2할7푼2리 30도루를 기록한 적이 있는 준족이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는 결국 내외야 멀티 포지션의 중거리 타자인 나바로를 영입하게 됐고, 이는 결국 정형식, 조동찬, 이영욱의 출전 기회가 제한되는 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나바로가 외야수로 나선다면 ‘제 1 외야수’ 박한이와 최형우를 제외한 정형식과 이영욱이 나서지 못하게 된다. 최형우가 지명타자를 맡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1명만 출장하게 되는 셈이다.
나바로가 보다 가능성이 높은 2루수로 출전하게 된다면 조동찬은 교체요원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다. 3루수, 유격수, 1루수는 보다 견고한 주전들이 있다는 점에서 나바로가 내야로 들어올 경우 2루수가 사실상 유력하다. 결국 부상만 없다면 30도루가 가능한 자원을 선발로 낼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여러모로 삼성으로서는 나바로를 주전으로 택한다면 발 빠른 타자 한 명을 라인업에 넣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무조건적인 도루 감소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올해 많은 도루를 성공시키지 못했던 타자들이 자신의 커리어 평균치에 수렴한다면 삼성의 전체 도루 수는 증가할 가능성
하지만 사실상 배영섭이라는 발 빠른 주전 1명의 대체 요원이 나바로라는 점이 핵심. 동시에 나바로가 새 외국인 선수로 확정된다면, 그가 준족들의 출장 여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2014시즌 삼성의 뛰는 야구의 키를 쥐고 있다는 것도 결코 틀린말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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