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3년 프로야구는 새로운 시작이자 또 다른 위기였다. 9구단 체제로 팀은 늘었지만 경기의 질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첫 700만 관중 시대(715만 6157명)를 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과 준우승 등 국제대회 선전이 밑바탕이 됐다. 또 박찬호(은퇴), 이승엽(삼성) 김병현(넥센), 김태균(한화) 등 해외파들의 복귀 등 흥행 요인이 넘쳐났다.
뜨거운 야구 열기에 힘입어 신생팀 KT위즈까지 출범했다. 이에 9구단 NC 다이노스가 1군에 합류하는 올 시즌에 대한 기대는 넘쳐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구단 체제로 경기 수가 늘어남에 따라 750만 관중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실제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늘기는커녕 총 674만3940명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10.5% 줄었다. 3월에 열린 WBC예선 탈락으로 실망감을 안겼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류현진과 추신수 일본에서 뛰는 이대호 등 해외파들의 활약으로 관심이 분산됐다. 또한 이승엽, 김태균, 윤석민(KIA), 김광현(SK) 등 국내 정상급 선수들도 부진했던 점도 컸다.
여기에 홀수구단 체제가 가져온 기형적인 리그운영이 경기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있다. 한 팀이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하기 때문에 경기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관중들의 관심도 줄어들었다.
내년 시즌에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10구단 KT가 2015년부터 1군무대에 진입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홀수구단체제로 리그를 운영해야 한다. 또한 월드컵 축구, 아시안게임 등 팬들의 눈을 분산시킬 굵직굵직한 국제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이 열리는 6월에서 7월은 프로야구가 한창일 때다.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는 리그가 중단되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이벤트인만큼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해외파의 약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류현진과 추신수, 이대호 외에도 오승환이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 진출했고, 윤석민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중이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일지 모른다. 내년도 팀별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가 3명 등록, 2명 출전(NC는 4명 등록, 3명 출전)으로 늘어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타자를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외국인 타자와 토종 거포들이 벌이는 홈런 경쟁은 충분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직면한 현실은 분명 위기라고 할 수 있다”라며 “새로운 스타의 등장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야구계가 위기 의식을 갖고, 머리를 맞댄다면 새로운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