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시즌 동안 총 264경기에 나섰다. 한 시즌 평균 33경기에 출전한 꼴이다. 정규리그만 해당하는 기록이다. 붙박이 주전이었다. 이 기록은 오로지 한 팀에서만 쌓아올린 발자취다. 소위 말하는 원클럽맨이다.
2014년 그는 한국식 계산으로 38세가 되었다.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기에는 많은 나이다. 하지만 이 선수는 2013년에도 33경기를 소화했고, 그가 부상으로 빠졌던 기간 그 팀은 꽤나 애를 먹었다. 여전한 입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해당 클럽이 K리그에서도 강호로 꼽히는 FC서울이다. 기본적인 수준 이상의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 FC서울이 아디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 최용수 감독은 아디에게 레전드 대우를 해주고 싶다는 속내까지 전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외국인 선수들의 특성상 2~3년만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국내 선수들에게 플레이 스타일이 파악돼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는 일반적 현상을 역행했던 아디의 행보다. 한국선수보다 더 성실하고 한국선수들보다 더 책임감이 강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때문에 FC서울 팬들은 아디를 사랑했다.
그러나 아디도 어쩔 수 없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38살이라는 나이는 구단 입장에서 고민이 크다. 데얀이 이미 중국으로 떠났고, 몰리나 역시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추진하는 등 리빌딩 과정에서 38살 아디의 잔류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팀에 기여한 공로와 가족처럼 끈끈해진 정을 생각할 때 내치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FC서울의 선택은 ‘코치’였다.
FC서울 구단은 아디에게 코치직을 제안했고 현재 고국 브라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디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뜻을 전했다. 8시즌 동안 팀에 헌신했던 선수에 대한 예우였던 셈이다. 최용수 FC서울 감독 역시 같은 견해를 전했다.
평소 “브라질 출신의 ‘수비수’가 K리그에서 성공한 케이스를 본 적이 있는가?”라는 말로 아디의 성실함을 높이 평가했던 최용수 감독은 “많은 고민 끝에 아디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 나이가 많다고 그대로 내치는 것은 아디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표현으로 특별한 감정을 전했다.
이어 최 감독은 “나는 현역시절 FC서울에서 뛰었고 코치도 서울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감독까지 하고 있다. FC서울의 레전드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라고 다를 것 없다. 아디는 충분히 FC서울의 레전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선수이고 그런 대우를 해주고 싶다”는 속내를 전했다. FC서울이 데얀과 몰리나의 공백을 메우는 작업에 앞서 스페인 출신의 수비수 오스마르 이바네스 영입을 먼저 추진했던 것도 아디의 비중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
아디는 올해 초 일본 전지훈련 중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물론 FC서울에서 불러주길 기다리겠다”는 농담조 진심을 전한 적이 있다. 한국선수보다 더 한국선수 같던 아디의 전설적 스토리는 2부로 연결될 수 있을까. 서울은 손을 내밀었고 아디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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