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5)와 팬들이 서로 약속을 지켰다.
김연아는 4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재 68회 전국남녀 피겨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로 총점 80.60점(기술점수 42.23점, 프로그램 구성점수 38.37점)을 받아 선두에 올랐다.
↑ 4일 남녀종합 피겨선수권대회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매너있는 응원으로 김연아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사진(고양)=옥영화 기자 |
팬들은 김연아의 성공을 위해 매너를 갖춘 응원전을 펼쳤다. 며칠 전부터 몇몇 김연아의 팬클럽 카페는 그들만의 룰(Rule)을 정했다. 지나친 함성을 자제하고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자리 이동을 금지하며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 등의 약속을 했다.
이날 김연아를 직접 보기 위해 3000여명의 팬들이 관중석을 모두 채웠다. 이들은 김연아의 등장에도 그녀의 이름을 우렁차게 부르지 않고 적당한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다. 경기 시작 전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중에는 숨을 죽이고 김연아의 무대를 지켜봤다. 김연아가 첫 번째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가뿐하게 성공시켰을 때도, 지난 대회에서 실패했던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풀어냈을 때도 박수로만 응원했다.
팬들의 큰 환호성은 김연아가 완전히 연기를 마쳤을 때 터졌다. 그제
김연아가 키스 앤 크라잉존에 앉았을 때 한 남성팬이 그녀를 향해 “사랑해요”를 외쳤다. 김연아는 팬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뒤 손을 흔들며 미소로 화답했다.
김연아는 실수 없이 무대를 준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팬들은 그들이 정한 응원매너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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