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최정에게 2014년은 ‘도전의 해’가 될 것이다. 이뤄야 할 게 참 많다. 1시즌만 더 채우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다. ‘초대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시리즈 우승도 하고 싶고, 개인 타이틀도 노리고 있다. 그 싸움은 외국인타자가 가세하면서 예년보다 더 치열할 터다.
그런데 최정, 참 욕심 많은 프로야구선수다. 그리고 승부욕도 강하다. 메이저리그를 주름 잡았던 ‘대단한 이력’을 가진 외국인타자의 가세에 기가 눌리기보다 흥분을 감추지 않는다. 더 강해지고 싶은 그이기에, ‘강자’와의 대결은 기대로 가득하다.
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 최정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감기 기운 탓에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몸 상태도 좋지 않다. 연말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제대로 운동도 소화하지 못했다.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하는 시점이다. 그런 가운데 그의 눈빛만은 반짝반짝 빛났다.
↑ 최정은 지난해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지만 SK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개인 타이틀도 하나도 거머쥐지 못했다. 꾸준함을 잃지 않겠다는 최정의 새해 각오는 다부지다. 사진=MK스포츠 DB |
최정은 “올해부터 외국인타자가 각 팀마다 1명씩 뛴다. 자연스레 국내 선수의 한 자리를 빼앗긴 셈이니 그런 생각이 안 들지 않는다. 외국인타자의 가세로 해외처럼 국내야구의 수준이 향상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전반적으로 얻을 게 많다고 본다. 나 또한 (루크 스캇과)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지난해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12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6리 28홈런 83타점 24도루 장타율 5할5푼1리 출루율 4할2푼9리를 기록했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타격 각 부문에 1위를 기록해 다관왕을 기대했지만, 시즌 종료 후 그의 손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고른 성적에도 장타율 2위, 홈런-출루율 3위를 했다.
1개라도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었던 최정으로선 안타까웠을 따름이다. 그런데 올해는 외국인타자와 경쟁으로 더 험난하기만 하다.
최정은 “지난해는 타이틀 경쟁에서 아쉬움이 컸다. 끝내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다”라며 “토종-외국인의 대결 구도는 아니지만 외국인타자가 타격부문을 싹쓸이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특별히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괜한 기대를 했다간 이상하게 못하는 게 내 특징이다. 그저 새 시즌, 그리고 외국인타자와의 대결을 즐기려 한다”라고 밝혔다.
FA를 1년 앞둔 시점이라 욕심이 클 법도하다. 벌써부터 사상 첫 ‘100억원의 사나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해왔듯이, 그렇게 준비하고 시즌을 소화하겠다는 각오다.
최정은 “FA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하면서 목표를 만들려 한다.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어떤 것도 마음에 두려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무욕주의자’는 아니다. 꾸준하게 하던대로 하는 게 가장 최정다운 야구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최정은 “올해는 욕심이 없다. 그저 (내 자신을)뛰어넘었으면 좋겠다. 난 꾸준함을 가장 좋아한다. 일단 타율 3할-20홈런을 목표로 한 뒤 그에 맞춰 하루하루 목표를 조정하려 한다”라고
최정은 최근 체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한 시즌을 기복 없이 꾸준하게 잘 하려면, 무엇보다 체력과 힘이 받쳐줘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최정은 “지난해 시즌을 치를수록 힘이 떨어졌다. 기술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체력을 키워, 좋았을 때 ‘감’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려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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