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릭 밴덴헐크의 올해 성공을 확신한다.”
신뢰는 깊었다. 외국인 우완 투수 릭 밴덴헐크(30)의 올 시즌에 대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김태한 투수코치는 ‘성공’을 단언했다.
지난해 삼성은 초유의 통합 3연패를 달성했지만 외국인 투수의 지분은 적었다. 밴덴헐크(7승), 아네우리 로드리게스(3승), 카리대 세명의 외국인 투수의 승수 합은 단 10승에 그쳤다. 토종 선발 4인방이 제 몫을 해줬지만 후반기 이들이 다소 힘에 부쳤던 것도 사실. 그런면에서 밴덴헐크의 올해 활약은 매우 중요하다.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의 활약에 대해 김태한 삼성 투수코치는 확신을 드러냈다. 사진=MK스포츠 DB |
▲ “건강한 올해 일 낼 것”
김태한 코치의 확신에는 근거가 있다. 지난해 밴덴헐크가 전반기 부상 여파를 털어내고 시즌을 치를수록 점점 좋아졌기 때문. 밴덴헐크는 전반기 13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했지만 후반기 11경기서는 4승4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김 코치는 “시즌 초 밴덴헐크가 느린 퀵 모션, 팔 높이가 떨어져 있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특히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시기에 비해서 릴리스 포인트가 떨어졌는데 아무래도 부상의 여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밴덴헐크는 스프링캠프서 이두박근 부상을 당해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김 코치는 “전반기는 훈련 부족 탓에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본인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폼을 수정하면서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올해는 더 나아가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활약을 장담했다.
그의 근면성과 뛰어난 학습능력이 그 근거이기도 했다. 김 코치는 “워낙 영리한 친구다. 1년을 치르면서 문제점을 많이 깨닫고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올해 기대가 크다”며 거듭 밴덴헐크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 좌우타자 상대 편차는 체인지업 연마를 통해 풀어나갈 계획이다. 사진=MK스포츠 DB |
▲ 좌-우 서로 다른 야누스의 얼굴, 올해는?
지난해 밴덴헐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좌타자 공략 실패’와 ‘5-6회 고전’이었다. 밴덴헐크는 지난해 우타자를 가장 잘 공략하는 투수였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정확하게 2할이었는데 5경기 이상 선발로 등판한 투수 중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였다. 피출루율은 2할7푼6리, 피장타율은 3할1푼1리로 이 둘을 합친 피OPS 5할8푼7리는 리그에서 유일한 5할대였으며 역시 가장 낮았다. 정리하면 밴덴헐크는 지난해 우타자를 상대로는 ‘저승사자’처럼 강력한 투수였던 셈이다.
하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달랐다. 피안타율은 2할9푼4리, 피출루율은 3할6푼5리, 피장타율은 4할8리, 피OPS는 7할7푼3리로 껑충 뛴다. 우타자를 상대로 해당 부문 모두 1위를 기록한 것에 비교하면 좌타자 상대 순위는 피안타율이 리그 19위, 피출루율 18위, 피장타율 17위, 피 OPS는 19위로 뚝 떨어진다. 만약 밴덴헐크가 좌타자 피OPS 최소 1위 투수 크리스 세든이 기록한 5할대 피출루율 정도는 힘들더라도,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했다면? 지난해 밴덴헐크의 시즌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 코치는 “초반 부상 문제와 자신감 저하, 구질 부족의 측면이 컸다”면서 “밴덴헐크의 주무기는 빠른 직구와 커브다. 그런데 팔의 높이가 원래만큼 나오지 않다보니 커브의 위력이 반감됐다. 그리고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지 않으면서 좌타자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의 문제도 있다. 김 코치는 “전반기 컨디션도 좋지 않고 좌타자에게 자주 공략하다보니 심리적으로도 부담감을 노출했다. 8월~9월부터 체인지업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면서 “올 시즌을 위해서 체인지업을 많이 보완하겠다고 스스로 목표를 세웠고 스프링캠프에서도 그 점에 대해서 집중 훈련 할 것”이라며 좌타자 공략 해법을 꺼내들었다.
↑ 지난해 부상 여파와 시즌 준비 미흡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완벽한 몸 상태로 시즌을 맞겠다는 각오가 충만한 상태다. 사진=MK스포츠 DB |
▲ “가장 큰 과제는 기복 줄이기”
김 코치가 꼽은 밴덴헐크의 제 1과제는 기복 줄이기다. 밴덴헐크는 지난해 1회부터 2회까지는 2할대 이하, 3~4회는 2할대 초반의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하며 타자들을 잘 공략했다. 하지만 5회 피안타율은 3할, 6회 피안타율은 3할6푼6리까지 치솟는다. 특히 피장타율이 5할7리까지 치솟는 등 많은 장타를 허용하면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김 코치는 “경기 중에도 좋을 때의 모습과 나쁠 때의 차이가 컸다. 그것을 줄여야하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밴덴헐크는 그것을 감추지를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안 좋았을 경우 투구수가 늘어나고 경기 후반 투구수가 늘어난 경우에 구위를 유지하지 못한 단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체력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김 코치의 판단이다. 6~7회를 소화할만한 체력은 충분하지만 기복이 심한 날, 투구수 관리를 실패하면서
[one@make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