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포항이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골키퍼 신화용과의 재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지난 2004년부터 오직 포항의 유니폼을 입고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던 신화용은 2014년에도 스틸야드의 듬직한 수호신으로 활약하게 된다.
잡아야할 1순위로 평가받았던 신화용과의 계약 문제를 생각보다 빠르게 해결하면서 언뜻 원활하게 선수들과의 ‘협상 테이블’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실 포항의 속사정은 썩 좋지가 않다. 전체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분위기다.
↑ 포항 시즌 더블에 큰 공을 세웠던 황진성 노병준 박성호의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해 첫 훈련에서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포항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포항이 휴식을 마치고 6일 첫 훈련을 진행했다. 이 훈련에 노병준과 황진성, 박성호 등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팀에 대한 마음이 떠났거나 구단으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은 것이 아니라면 특별한 이유 없이 새해 첫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라면서 묘한 기류를 설명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한 명도 없는 ‘없는 살림’ 속에서도 정규리그와 FA컵을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포항이 ‘협상’과 관련해 후폭풍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은 예견됐던 일이다. 우승에 대한 공로를 치하하는 것은 고사하고 살림살이를 줄여야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 이런 와중 ‘FA컵 삼총사’가 첫 훈련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현재 황선홍 감독은 일체 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한 상태다. 포항 구단의 한 관계자는 “감독님이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하고 있다. 아무래도 선수단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과 행동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는 정황을 전했다. 우승이라는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제자들의 협상 난항을 지켜보는 감독의 입장이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황진성과 노병준 그리고 박성호는 2014년 포항 더블의 중추였다. 2003년부터 오직 포항에서만 뛰었던 황진성은 2013년(41경기 12골8도움)의 맹활약에는 미치지 못하나 부상 전까지 포항 공격의 핵이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말을 실천한 노병준(26경기 6골)과 ‘가을 성호’라는
구단도 선수들도 그리고 그 사이를 지켜보는 황선홍 감독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시즌을 보낸 포항이 그 어느 때보다 시린 겨울을 보내고 있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