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수놓을 ‘두 여제’ 김연아(24)와 이상화(25)의 ‘금빛연가’가 벌써부터 세계를 설레게 하고 있다.
2월8일(이하 한국시간) 개막을 앞둔 소치올림픽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한국은 2006년 토리노 대회,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올림픽 3회 연속 종합 순위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메달 4개 이상 수확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이주영 기자 |
김연아와 이상화는 공통점이 많다.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나란히 국내 최종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각종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경쟁자가 없다. 종목 특성에 걸맞는 신체조건과 빼어난 외모까지 겸비한 국내 최고의 여성스포츠 스타라는 닮은점도 있다. 둘을 전격 비교 해부한다.
▲ 경쟁자 없는 독보적 존재감
김연아와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최초’라는 두 글자를 새겼다. 김연아는 피겨에서 불멸의 세계신기록인 쇼트와 프리 합계 228.56점을 기록하며 한국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따냈고,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1, 2차 합계 76초09를 찍으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 여자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4년이 흘렀다. 김연아와 이상화는 세계 최정상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로 손꼽혔던 아사다 마오(24‧일본)는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한계를 드러내며 더 이상 김연아의 적수가 아니다. 이상화는 더 압도적이다. 이상화의 깜짝 등장 이전까지 최강자로 군림했던 예니 볼프(35‧독일)는 생애 네 번째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상화의 벽은 매우 높다.
김연아와 이상화는 올림픽 역사에 도전한다. 선수생명이 짧은 두 종목에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역대 피겨 여자 싱글에서는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소냐 헤니(노르웨이, 3연패), 카타리나 비트(동독, 2연패) 등 2명 뿐이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도 보니 블레어(미국),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 등 2명 만이 2연패를 성공했다.
김연아는 소치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이상화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소치에서 은퇴를 앞둔 김연아가 피겨 여자 싱글 역사상 세 번째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MK스포츠 DB |
김연아와 이상화는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각종 대회 기록에서도 입증했다. 둘은 올림픽 최종 리허설을 포함한 최근 5개 대회에서 약속이나 한 것처럼 높은 기록을 세우며 올림핌 2연패 전망을 밝혔다.
김연아는 밴쿠버 대회 이후 허탈함에 은퇴를 고민하는 등 방황했다. 그러나 2012년 여름 재도전을 결정한 김연아는 20개월 만에 복귀해 5개 대회 연속 200점대 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2012년 독일 NRW트로피에서 201.61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1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210.77점 우승, 캐나다 세계선수권에서 대회 신기록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높은 218.31점으로 우승을 이뤄냈다. 이어 새 프로그램을 참가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204.49점, 국내 최종 리허설인 종합선수권에서 227.86점의 비공인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이상화가 걸어온 행보는 더 경이롭다. 이상화는 지난해 여자 500m 4연속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1월 2012-1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6차대회에서 36초80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2013-14시즌 월드컵 1차대회 2차 레이스에서 36초74, 2차대회 1‧2차 레이스에서 각각 36초57, 36초36로 4차례 연속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김연아와 이상화를 향한 세계의 시선이 금메달이 아닌 세계신기록 작성 여부에 쏠리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완성도를 높이며 자신감을 얻은 김연아가 무결점 연기를 펼칠 경우 자신이 세운 불멸의 기록을 넘어 230점대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반면 이상화는 ‘신기록 산실’인 캘거리와 솔트레이크시티과 비교해 빙질이 좋지 않은 소치에서 신기록 행진이 어렵다는 전망이 많지만, 최근 초반 100m 기록을 단축시키며 세계신기록을 향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 이상화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올림픽 2연패를 노린다. 사진=MK스포츠 DB |
김연아와 이상화는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을 위한 최적화된 완벽한 신체조건을 지녔다. 이들을 두고 ‘신이 내린 몸매’라고 일컫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피겨는 기술적인 점수도 중요하지만, 예술성에 무게가 많이 실리는 종목이다.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를 절대 따라올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예술 점수다. 김연아의 몰입도 높은 표정 연기는 압권이다. 김연아가 은반 위에서 연기를 하는 순간에는 그 누구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력이 있다.
김연아의 매력은 표정 연기 뿐이 아니다. 마치 은반 위의 발레리나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완벽한 신체 비율도 큰 몫을 차지한다. 작은 얼굴과 길고 가는 팔‧다리, 뽀얀 피부는 김연아가 갖고 있는 최대 장점이다. 김연아의 연기를 극대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여기에 손끝 선까지 살리는 섬세한 연기로 동양적인 아름다움까지 더해져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감성과 몸매, 몸짓 삼박자의 환상적인 조화다.
이상화는 500m 단거리에 최적화된 스프린터의 몸매를 완벽하게 갖췄다. 이상화의 별명은 ‘꿀벅지’다. 국제빙상연맹(ISU) 홈페이지에서 조차 ‘Ggul Beok Ji(꿀벅지)’라고 표기할 정도로 이상화의 이상적인 허벅지는 그를 최고의 선수로 만든 비결이다.
이상화의 허벅지는 웬만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보다 굵다. 무려 23인치(58.42cm)에 달한다. 지난해 세계신기록을 4차례나 갈아치운 이유도 체격을 500m 적합하게 만든 노력이었다.
이상화는 몸무게를 5kg 정도 감량하면서 몸을 가볍게 만드는 대신 하체 훈련에 집중해 근력을 강화했다. 체중은 줄었는데 허벅지는 3cm 정도 굵어졌다. 그만큼 내구성은 강해졌고, 초반 100m 기록 단축을 위한 가벼운 몸을 만들었다.
보너스도 있다. 김연아와 이상화는 운동을 위한 최적화된 몸 뿐만 아니라 빼어난 미모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비결이다. 김연아의 단아한 외모와 드레스의
실력과 외모, 어느 하나 미워할 수 없는 두 여제가 소치를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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