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이병훈 해설위원의 아들이 아닌 야구선수 이용하로 성장하겠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포수 이용하(19)가 야구선수 출신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실력으로 승부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용하는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는 스프링캠프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동원의 부상과 지재옥의 군 입대로 인해 이용하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당연히 2군 스프링캠프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용하는 프로데뷔 첫 해부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 이용하는 15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떠나기 전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사진=MK스포츠 DB |
고교리그에서 타격과 수비력까지 더한 이용하는 포수로서 각 구단에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실력을 인정받기 전에 이병훈 KBS N 해설위원의 아들이라는 것에 더 관심이 쏠렸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점은 프로의 꿈을 키우고 있던 이용하에게 도움이 됐다. 이용하는 “아버지가 프로야구 해설위원이기에 경기장에서 각 팀의 포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핸드폰 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다. 나는 그 영상을 보고 따라서 훈련했다. 또 다른 일반 아버지들은 아들이 안타 한 개를 쳐도 잘 했다고 칭찬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빗맞은 안타를 치면 스스로 더 훈련하도록 자극을 줬다”라고 전했다.
좋은 점만 있었던 건 아니다. 유명 해설위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의 실력이 가려지기도 했다. 야구장에서도 밖에서도 야구선수 이용하가 아닌 이병훈 해설위원의 아들로 불렸다. 이용하는 “아버지의 아들이어서 항상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가끔 야구선수 이용하가 아닌 이병훈 해설위원의 아들로 통할 땐 서럽기도 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냉정한 프로세계에서 이용하로 살아남기 위해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다. 이용하는 “언제까지 아버지의 그림자 아래 있을 수는 없다. 이병훈 해설위원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내 이름을 많이 알리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이용하라는 선수를 칭찬할 때 이 선수가 이병훈 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휴식시간까지 반납하고 훈련에 매진하겠다는 이용하다. 이용하는 “쉽게 찾아온 기회가 아니다. 내가 갖춰야할 모든 능력을 다지고 오겠다. 특히 수비훈련에 집중해 포수로서의 가치를 높이겠다”라며 “코치님들을 괴롭힐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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