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기적’의 한국 봅슬레이가 꿈에 도전한다.
한국 봅슬레이 남녀대표팀이 사상 처음 올림픽 전 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한때 ‘우리나라도 봅슬레이가 있어?’라고 치부했던 바로 그 종목이다. 경기장도 썰매도 제대로 없던 불모지에서 잡초처럼 일어선 그들의 목표는 평창이 아닌 소치를 향하고 있다.
봅슬레이는 생소한 스포츠 종목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영화 ‘쿨러링’을 통해 알려졌다. 눈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자메이카의 봅슬레이 선수들이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쿨러링’으로 익숙해진 것이 전부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판 쿨러링’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국 봅슬레이가 놀라울 만한 성장세로 기적을 만들고 있다.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2월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전 종목(남자 4인승‧2인승‧여자 2인승) 출전을 확정했다. 한국 봅슬레이 역사상 처음이다.
이미 남자 2인승(김동현-전정린, 김동현-서영우)과 여자 2인승(김선옥-신미화)에서 소치행 티켓을 확보한 한국 봅슬레이는 남자 4인승에서 원윤종, 김동현이 각각 파일럿으로 이끈 두 팀이 모두 출전권을 따내며 전 종목 다섯 팀이 소치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이번 아메리카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봅슬레이의 올림픽 전 종목 출전은 단 3년 만에 초짜들이 이뤄낸 기적이다. 밴쿠버 대회 이후 세대교체를 시도한 봅슬레이는 특기생이 아닌 일반 체육대학생,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엄마 선수 등 처음 선수 구성 자체가 도전이었다.
훈련 여건은 언감생심 기대하기도 힘든 관심 밖 종목이었다. 장비는 겨우 갖췄으나 제대로 된 트랙 하나도 없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하며 한 맺힌 땀을 쏟아냈다. 단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꿈인 안타까운 현실에서 이뤄낸 엄청난 성과다.
한국 봅슬레이의 눈높이는 소치가 아닌 4년 뒤 평창으로 향해 있었다. 소치 대회를 경험으로 2018 평
이제 그들의 시선은 평창이 아닌 소치로 향해 있다. 썰매 종목 ‘변방의 설움’을 딛은 그들이 도전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기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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