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괌) 김원익 기자] “우리는 프로다. 지금은 집중해야 할 때다. 좋지 않은 성적이나, 삭감된 연봉에 언제까지 연연하고 있을 수는 없다.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그리고 열심히 한 번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로 간다.”
KIA 타이거즈의 정신적인 지주인 서재응의 말이다. 동시에 2014 전지훈련을 맞이하는 KIA 선수단의 각오다.16일 시작된 KIA 타이거즈 투-포수조의 1차 전지훈련 첫 날 괌 파세오 구장에는 선수들이 외치는 기합으로 시끌벅적했다.
지난 시즌 실망스러운 8위의 성적을 내면서 잔뜩 가라앉았던 분위기와는 정반대였다. 거기에 불과 얼마 전 삭풍이 몰아쳤던 연봉협상 결과로 어수선할 것이라는 예상과도 또 다른 열정이 있었다.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16일 괌 파세오 구장에서 즐겁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친 선수들은 캐치볼과 펑고, 런닝 등으로 첫 일정을 소화했다.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김태영(개명 전 김상현), 김준, 2013 신인드래프트 팀 1순위 지명자 차명진, 군 제대 선수인 곽정철, 박성호 등 새 얼굴들도 대거 합류했다. 하지만 선수단의 분위기는 마치 한 시즌을 마친 이후의 마무리 훈련처럼 돈독했고, 열정적이었다.
코칭스태프 또한 더 우렁찬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1명이 펑고를 받을 때마다 차례를 기다리는 선수들은 “잘한다” “나이스” 등의 감탄사를 쏟아냈고, 코치들 또한 선수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수를 한 선수가 주춤하면 “기 죽지 마” “괜찮아” 활기차게 하자” “집중해 집중해” “한 발 더 빨리 움직이자”등의 큰 목소리가 코치와 선수 양쪽에서 터져 나왔다. 우렁찬 기합소리가 뒤를 따랐다. 특히 팀 내 최고참인 유동훈, 서재응, 투수조 조장으로 선출된 송은범, 복귀 선수인 곽정철, 신인 차명진 할 것 없이 모두 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김정수, 이대진, 김지훈 코치 등도 격 없이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 송은범이 16일 괌 파세오 구장에서 열린 전지훈련 첫 날 일정을 즐겁게 소화하고 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섭씨 25도를 넘는 날씨. 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굵은 땀이 비오듯 쏟아졌지만 훈련 중에는 인상을 찌푸리거나 소극적으로 소화하는 선수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짧지만 강렬했던 2시간의 첫날 훈련은 열기 속에 끝났다. 훈련 후 서재응에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서재응은 “적극적이고 즐겁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훈련을 하자고 많이 이야기 했다. 선수들도 지난해 치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다 보니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연봉협상 결과도 만족스러울 수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프로다. 언제까지 그 성적이나 연봉에 연연하고 있을 수는 없다.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선수단에 흐르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더운 날씨. 비오듯 땀이 쏟아졌지만 누구보다 큰 목소리를 냈던 서재응이였다. 코치들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서재응은 “코치님들도 선수들에 많이 맞춰주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도 더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 16일 괌 파세오 구장에서 열린 전지훈련 첫 날, 김진우의 장난에 더그아웃이 폭소의 도가니에 빠졌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해보자는 선수들 앞에서 코치들 또한 반가운 마음이었다. 이날 내내 진지하게 훈련을 지켜보던 선동열 KIA 감독 또한 “해보자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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