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존경하는 선배들이었다”
젊어진 두산의 선수들은 지난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배 선수들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은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를 거치면서 팀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선수들을 대거 다른 팀으로 떠나 보냈다. 특히 최고참 격인 임재철과 김선우는 이웃집인 LG로 이적, 새로운 야구인생을 출발했으며, 베테랑 이종욱과 손시헌은 NC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일각에서는 주전급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두산의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 두산의 유니폼을 벗은 고참급 선수들이 후배선수들에게 알토란 같은 조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손시헌은 차기 주전 유격수로 떠오르고 있는 김재호에게 “내가 떠난 뒤에도 두산의 유격수가 흔들리면 실망할 것 같다. 주전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만약 주전이 된다면 절대 내려오지 마라”는 충고를 전했고, 이종욱은 박건우와 정수빈에게 “루상에 나가면 무조건 뛰어라 수비 때는 매번 넘어진다고 생각해라. 죽어 봐야 사는 법을 안다” 등의 당부를 전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 역시 이같은 조언에 감사하고 있었다. 손시헌과 이종욱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전해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이끌어 냈다면 최고참 급의 임재철과 김선우는 평상시 자상한 리더 역할을 수행했기에 이부분에서 그리워 했다. 두산의 외야진들은 경기에 임하는 자세, 위기 때의 대처 요령등 세심한 부분까지 자상하게 챙겨줬던 임재철의 세심함을 그리워 했으며, 투수진들은 투수조 고참으로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김선우의 존재에 감사해 했다.
중심 잡을 선수가 없다는 비판에도 승리에 대한 열의, 주전에 대한 갈망이 선수단 내에서 더욱 고취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고참들의 배려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지훈련을 준비하던 두산 선수단은 하나같이 “선배들이 한꺼번에 많이 떠나 아쉬움은 있었지만 여기에 흔들리면 안될 것 같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물론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진다는 것은 베테랑 선수들이라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FA를 통해 이적한 선수들도 그렇지만 특히 옆집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마지막 야구 열정을 불태우
하지만 이들은 분명 자신들이 구축한 야구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였으며, 후배 선수들 역시 이를 감사하게 생각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졌다.
두산의 올 시즌 성적, 두산에서 새로운 팀으로 옮긴 선수들의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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