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괌)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우완투수 서재응의 이번 겨울은 그야말로 ‘절치부심’이라는 말이 가장 적절할 듯 싶다. 오기로 이를 악물었고, 더 나은 시즌을 위해 많은 땀을 쏟았다.
지난해 서재응은 5승9패 방어율 6.54로 부진했다. 수년간 KIA 마운드의 대들보로 팀을 지탱했으며 정신적인 지주로 선수들을 이끌었던 영광도, 2012 시즌 화려한 연속 무실점 기록의 화려함도 빛이 바랬다.
이를 악물었다. 무너질 수는 없었다. 서재응은 꿀맛 같은 휴가를 반납하고 지난해 12월 말부터 괌으로 건너와 일찌감치 몸을 만들었다. 투-포수조 본단이 합류한 시기가 16일이었음을 감안하면 다른 KIA 투수들보다 20일 이상 먼저 캠프를 시작한 것.
캠프에 선수들이 합류한 이후에도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훈련을 이끌었다. 수비 훈련 중 다른 선수들을 독려하는 목소리 중 가장 큰 소리도 단연 서재응이다. 17일 괌 파세오 구장에서 진행된 훈련 휴식시간, MK스포츠가 서재응을 만났다.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우완투수 서재응이 2014 시즌 선발 경쟁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17일 괌 파세오 구장에서 진행된 캠프서 훈련을 하는 서재응. 사진(괌)=김영구 기자 |
팀을 위한 걱정과 기대가 컸다. 서재응은 “올해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김태영과 김준이라는 좋은 투수들이 합류했고 곽정철, 박성호 등의 군 제대 선수들도 복귀했다. 신예 선수들 중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아 마운드가 탄탄해 질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선수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지난해 부진을 반성했다. 서재응은 “선수들 모두 분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8위는 또 받아들이기에 너무 낯선 성적이었다. 나 역시도 부진에 책임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단에는 연봉 칼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KIA 선수들은 그런 아쉬움을 모두 털어낸 모습. 후련에 매진했다. 서재응은 “분위기가 안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그런 것에 연연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운동을 집중해서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고, 이 노력들의 결과로 성적과 연봉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팀을 위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될 시기 같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이제 선발 경쟁을 해야 한다. 2013 시즌까지 확고한 선발이었던 과거는 잊었다. 자존심보다는 앞날을 먼저 생각했다. 서재응은 “선발 경쟁은 당연한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동등하게 적응해서 좋은 결과를 낸 이후 선발 한 자리를 얻고 싶다”는 내심을 전했다.
선동열 KI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미국에서 건너온 이후부터 꾸준히 팀의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제 은퇴하기 전까지 남은 목표는 우승뿐이다. 그리고 또 그 우승에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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