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괌) 김원익 기자] 전담의로서 14년의 세월 동안 진료 대상이자 선수,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지켜본 오승환은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누구보다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것이 한경진 박사가 오승환의 향후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였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선수촌 병원의 재활원장인 한경진 이학박사와 김수현 재활부원장은 그 누구보다 오승환을 곁에서 오래 지켜본 사람이다. 오승환이 고교 3학년 토미존 서저리(인대접합수술)을 받았던 당시부터 지금까지 14년 동안 그를 진료하고 있다.
↑ 한경진 선수촌병원 재활원장(우)과 김수현 재활부원장(좌)은 오승환(가운데)과 14년의 세월동안 선수와 사람으로서 함께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선수 재활 전문가이자, 전담의로서 바라본 오승환은 어떤 선수였을까. 20일 괌 전훈장 현지에서 만난 한 박사는 “육체적으로도 완벽한 선수지만 정신적으로도 훌륭한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 박사는 “누구보다 근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야구선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근육의 횡단 면적이 일반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는 정도”라고 오승환의 탄탄한 육체를 언급했다. 한 박사는 “특히 마무리 투수에게 어울리는 체형을 갖고 있다. 순간적인 힘을 쏟아내기 위해서 근육이 파워와 비례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한경진 박사가 오승환의 성공을 확신하는 것은 이처럼 강인한 육체뿐만 아니라 변함없는 성실함과 마음가짐에 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흔히 오승환에 대해 하는 오해가 있다. 다소 유연해보이지 않는다는 인상이다. 하지만 한 박사는 “전혀 잘못 알려진 부분이다. 오승환의 근육은 바디 빌더처럼 보여주기 위한 근육이 아니라 던지기 위한 근육이다. 유연성이 없다면, 그리고 유연성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런 공을 던질 수 없다”고 했다.
↑ 흔히 알려진 오해처럼 오승환은 뻣뻣한 선수가 아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하지만 한 박사가 오승환에게 진정으로 느꼈던 감탄은 육체적인 면이 아니라 정신이었다. 한 박사는 “변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성실성이 오승환의 강력함 뒤에 숨겨진 진짜 무기다. 국내서 흔하지도 않았던 토미존 서저리를 스물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경험하면서 얼마나 불안했겠나. 그 때 함께한 인연이 벌써 십년도 훨씬 넘은 시간 동안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며 “평소 생활도 운동하는 모습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의리가 있고 쉽게 흔들리지도 않는다. 마음과 행동이 변하지 않는 것, 그 점이 내가 오승환의 일본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기도 하다”고 했다.
오승환은 괌에서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검게 탄 그의 온 몸과 어지간한 성인 남자의 얼굴만한 팔뚝을 보고 놀라지만, 사실 오승환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익숙한 과정이며 순간이었다.
↑ 온 몸이 검게 탄 오승환. 많은 이들이 변함없는 그의 노력을 보며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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