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오리아) 안준철 기자] “내 자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좌완투수 이현승(31)은 간절함이 넘쳤다. 그는 “군대에 다녀오고 나니 많은 부분에서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2일(한국시간) 두산의 투·포수조가 한창 몸을 만들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콤플렉스에서 만난 이현승은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심정에 대해 “아무래도 많이 간절해진 건 사실이다. 군대에 다녀오니 내가 설 자리가 줄었다”며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젊은 투수들이 너무 좋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밝혔다.
↑ 상무에서 복귀한 이현승. 그는 좌완불펜에 목마른 두산 투수진의 갈증을 해소해 줄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이어 그는 “군대에 있을 때 모든 걸 내가 알아서 해야 할 때 내가 너무 편하게 생활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며 상무에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그는 두산의 왼손불펜요원 갈증을 해소해 줄만한 투수로 기대를 받는다. 투수조 최고참인 이재우도 “현승이가 좋다”며 “불펜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9년 히어로즈 소속으로 13승(10패)을 올리며 에이스 노릇을 했던 그에게 불펜 보직은 자존심 상할 수 있는 제안이다.
그러나 이현승은 “내가 두산에서 보여준 게 없는데 이것저것 따질 위치는 아니다”라며 “현대-히어로즈 시절에도 원포인트릴리프부터 중간계투, 선발로 자리를 옮겨갔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내 자리가 있어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현승은 “내가 팀에서 중간 역할은 해야 한다”며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중간계투로 경
그는 올 시즌 부활보다는 재기를 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현승은 “돌아와 보니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며 “올해 나만 잘하면 되겠다. 그게 화려한 재기일 것 같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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