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228.56점’
4년 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 찍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역사적인 스코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피겨여왕’으로 등극한 김연아(24)가 세운 불멸의 기록이다.
이후 4년이 흘렀다. 여전히 이 기록에 근접한 선수는 김연아 뿐이다. 그런데 불멸의 기록이 또 한 번 깨질 가능성이 있다. 그 주인공 역시 김연아다. 무대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다.
↑ "피겨여왕" 김연아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12일 출국을 앞두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결과는 예상 밖으로 엇갈렸다. 쇼트프로그램에 나선 아사다는 주특기인 트리플악셀(3회전 반) 점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올 시즌 자신의 최저 점수인 64.07점을 기록했다. 트리플악셀에 대한 위험한 도전은 여전히 아사다의 발목을 잡았다. 김연아보다 먼저 빙질 경험을 했지만, 오히려 자신감을 잃을 수 있는 리허설이었다.
김연아가 경계해야 할 상대는 더 이상 아사다 뿐이 아니다. 특히 리프니츠카야가 복병으로 나타났다.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모두 출전해 자신의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김연아를 위협할 금메달 후보로 급부상했다. 리프니츠카야는 쇼트 72.90점, 프리 141.51점으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총점 역시 214.41점으로 시즌 베스트였다.
리프니츠카야는 16세의 기대주다. 세부적인 연기의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어린 나이를 감안했을 때 점프와 스핀 등 기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개최국 프리미엄은 무시할 수 없다. 리프니츠카야에 대한 러시아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러시아의 뜨거운 관심은 심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미 러시아에서는 리프니츠카야를 금메달 유력 후보로 치켜세우기 시작했다.
↑ 러시아의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김연아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
모든 기술이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정확한 김연아로서는 불리할 수도 있지만, 비교 우위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같은 무대에서 연기를 펼칠 경우 클래스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김연아가 클린 연기를 했을 경우다. 김연아가 자칫 작은 실수라도 한다면 개최국 프리미엄의 영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유는 완벽한 연습과 훈련 때문이다. 연기에 있어서 완벽주의자인 김연아는 이미 국내 연습을 통해 하루에도 수차례 클린 연기를 쏟아내고 있다.
김연아에게는 마지막 남은 경기 외적 변수조차 이겨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최근 피겨계의 후한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외신들은 “김연아의 적수는 사실상 없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꿈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이미 목에 건 김연아는 부담을 내려놓고 축제를 즐기기 위해 떠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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