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밴쿠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면 러시아로 귀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코메르산트’ 13일(이하 한국시각) 안현수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안현수는 귀화와 관련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한국에서 쇼트트랙을 하기 힘들었던 환경과 국가대표 탈락이 귀화의 결정적인 배경이었으며, 향후 러시아에서 영원히 살겠다는 것이 안현수의 마음이었다.
인터뷰에서 안현수는 “국적 전환이 쉽지 않았지만 나는 쇼트트랙을 사랑한다. 한국보다 쇼트트랙을 더 사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쇼트트랙을 하기에 러시아가 더 좋은 곳이었다”며 귀화의 배경을 밝혔다.
‘아직 한국에 대한 분함이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러시아를 대표해 뛰고 있다. 러시아어가 많이 어렵지만 여기서 영원히 살겠다”고 답했다.
↑ 안현수가 러시아 귀화에 관한 심경을 밝혔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안현수는 지난 2009년 열린 2009-10 시즌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가가 무산됐다. 이후 안현수는 2011년 쇼트트랙 파벌 싸움과 소속팀의 해체로 어려움을 겪다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어 지난 10일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해 러시아에 사상 첫 쇼트트랙 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2009년 5월 기초 군사훈련을 받았던 안현수는 9월 기록만으로 순위를 가리는 타임레이스 방식의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타임레이스’는 4월 치러지기로 했던 대표팀 선발의 방식이 순위제로 치러져, 출전 선수 중 이른 바 밀어주는 선수 측 숫자가 많은 팀이 유리하다는 ‘파벌 문제’가 제기되면서 순위가 아닌 기록만으로 국가대표를 뽑자는 의도로 바뀐 방식이다.
하지만 문제점도 많았다. 500, 1000, 1500, 3000m 경기를 모두 치러 각 종목별 순위를 합산하는 방식이기에, 장거리 주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고, 체력면에서 우위에 있는 젊은 선수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해당 선발전에서 전통의 강자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2011년 4월 열리는 2011-1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던 안현수는 소속팀 성남시청이 해체되면서 결국 홀로 훈련을 했고, 선발전에서 최종 5위에 머무르면서 국가
러시아는 안현수를 장차 러시아 대표팀 코치진에 임명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안현수는 “미래의 일은 모르겠지만 내가 코치가 된다면 더 많은 것을 공부해야 된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안현수는 13일 오후 쇼트트랙 남자 계주 5000m 예선에 참가해 대회 두 번째 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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