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 쇼트트랙에게 500m는 또 ‘마(魔)의 벽’인가. 쇼트트랙 여자 500m에 출전한 3명 가운데 2명이 준결승도 오르지 못했다.
1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500m 경기에서 ‘에이스’ 심석희(17·세화여고)와 김아랑(19·전주제일고)가 준준결승에서 탈락했다. 박승희(22·화성시청)만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이나 전통적으로 500m에 약했다. 스타트 싸움이 중요한 500에서 강한 뒷심을 발휘하는 한국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채지훈이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김소희(1994년), 전이경(1998년), 안현수(2006년), 성시백(2010년) 등 4명이 메달을 땄지만 하나같이 ‘동메달’이었다.
이번 소치 대회에서도 500m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 심석희와 김아랑, 박승희는 500m보다 1000m와 1500m에 더 강했다.
↑ 심석희가 13일(한국시간)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준준결승 출발도 좋았다. ‘첫 주자’ 박승희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박승희는 1조에서 43초392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 기세를 이어가기를 바랐으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500m의 벽은 생각 이상으로 높았다.
3조의 김아랑과 4조의 심석희는 스타트가 늦어 맨 마지막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마지막 한 반퀴를 남겨놓고 ‘역전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하는 심석희는 500m에 약한 면을 드러냈다. 단 한 번도 추월하지 못하며 힘없이 탈락했다. 예선에서 마지막 한 바퀴에서 2명의 선수를 제친 ‘극적 뒤집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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