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천재 여고생’ 심석희(17·세화여고)가 가볍게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게 심석희의 진짜 레이스였다. 여유만만이었다. 이틀 전 500m 준준결승 탈락의 아쉬움은 없었다.
심석희는 15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1조에 편성된 심석희는 다른 5명의 선수들을 압도했다. 눈치 싸움 속에 심석희는 레이스 맨 앞에 섰다. 타의적이기도 했다.
다른 선수들은 ‘절대강자’ 심석희와 대결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상위 3명에게 준결승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데, 무리하지 않고 남은 2장을 목표로 했다. 천천히 달리는 심석희의 뒤를 줄줄이 쫓았다.
심석희는 마리에 이브 드롤렛(캐나다)과 레이스 초반 가볍게 몸이 닿아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큰 충돌은 아니었다. 심석희는 잠깐 드롤렛에게 추월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 심석희는 15일(한국시간)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예선을 조 1위로 가볍게 통과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심석희는 여자 1500m를 시작으로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500m에서 조기 탈락했지만 그 아픔이 오히려 약이 됐다. 값진 경험을 쌓은 심석희는 침착한 경기 운영 속에 편안한 레이스를 펼쳤다. 그리고 진짜 실력을 보여주면서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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