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사실상 올림픽 4강의 꿈이 좌절됐다. 실낱 같은 희망이 남았지만, 자력 진출은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다. 남은 2경기 자체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신미성(36) 김지선(28) 이슬비(26) 김은지(25)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컬링 여자 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열리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7차전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4-7로 졌다.
↑ 한국 여자컬링은 이번 소치올림픽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4강진출이 사실상 어렵게 됐지만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하지만 남은 경기에 대한 중요성은 꼭 4강 진출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 여자 컬링은 이번 올림픽이 첫 출전이다. 세계랭킹도 10위로 대부분의 팀이 한국보다 상위 랭커다. 한국은 역사적인 첫 올림픽 경기인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올림픽 무대에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4차전에서 개최국 러시아를 잡으며 한국 컬링의 저력을 과시했다. 2승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는 역사적인 첫 걸음이었다.
10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모든 팀들이 한 차례씩 대결을 펼친 다음 상위 4개팀이 토너먼트를 펼쳐 메달 색깔을 가린다. 한국은 예선 초반 2승2패로 4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기적을 향한 도전이었다.
이후 3연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긴 것은 사실. 그러나 컬링 대표팀의 선전으로 비인기종목인 컬링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컬링 규칙을 찾아보는 등 중독성 있는 재미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4강 진출을 떠나 남은 두 경기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크다.
한국은 덴마크전에서 큰 점수차로 벌어졌지만, 마지막 10엔드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올림픽 무대는 열악한 환경에서 도전을 해온 컬링 대표팀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의 가치가 있다. 한국은 최하위 미국(1승7패)과 4강행을 확정지은 1위 캐나다(7승)와 경기를 남겨뒀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의 4강 쾌거는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진정한 컬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위대한 첫 발 만큼 유종의 미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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