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한국의 ‘쿨러닝’을 꿈꾸는 봅슬레이 남자 2인승 대표팀이 결선 진출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파일럿과 브레이크맨의 호흡이 중요하다. 특히 조종을 맡은 파일럿의 역할이 크다.
한국 A팀(파일럿 원윤종-브레이크맨 서영우)과 B팀(파일럿 김동현-브레이크맨 전정린)은 17일 오후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산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리는 봅슬레이 남자 2인승 3차 레이스에 나선다. 이번 시기에서 20위 안에 들어야만 마지막 레이스인 4차 시기에 나설 수 있다.
↑ (왼쪽부터) 서영우-원윤종은 17일(한국시간) 소치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 3차 레이스에 출전한다. 사진=옥영화 기자 |
한국 대표팀의 장점은 스타트가 빠르다는 것이다. 1차 레이스에서 A팀은 4초87을 기록하며 10위로 스타트에서 가장 빨랐던 라트비아(6위)에 비해 0.09초 늦었다. B팀은 4초94로 18위를 기록했다. 최종 기록보다 스타트 순위가 빨랐다. 2차 레이스에서는 A, B팀 모두 스타트 시간을 단축시켰다. A팀은 4초91로 11위를 기록하며 한 계단 떨어졌지만, 1차 레이스보다 0.04초를 앞당겼다. B팀 역시 2차 레이스에서 4초94로 15위에 오르며 순위를 3계단이나 상승시켰다. 스타트에 승부수를 걸었던 봅슬레이 대표팀의 성과였다.
초반 가장 힘겨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고난위도 코스도 부드럽게 통과했다. 1차 레이스에서 A, B팀 모두 이 지점에서 실수를 했으나, 2차 레이스에서는 트랙에 부딪힘 없이 미끄러져 내려왔다.
문제는 3번 코스다. A, B팀 모두 2번 코스 이후 잦은 실수에 의한 속도 저하로 순위권에서 멀어졌다. 따라서 드라이버를 맡은 파일럿의 유연한 조종이 승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원윤종과 김동현의 역할이 커졌다.
봅슬레이는 중력으로 인해 속도의 두려움이 두 배로 느껴지는 종목이다. 하지만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미 두려움을 떨쳐버린지 오래다.
한국 대표팀은 사연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유도선수, 육상선수 등 새로운 도전을 위해 진로를 바꿨다. 청각장애를 딛고 올림픽 무대에 올라선 김동현도 있다.
대회에 앞서 한국 대표팀은 종합순위 15위권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3차 레이스 결과에 따라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열악한 환경과 재정난으로 서러웠던 지난 시간을 날려 보낼 순간이 이제 그들 바로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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