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금메달 소식에 대다수 국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등을 돌렸다는 배신감은 거의 없고, 재기를 위해 국적까지 바꾼 그의 투혼을 축하하는 분위기다.
대중들은 부조리한 상황에 처해 있던 ‘비운의 천재’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안현수는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총애를 받으며,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고 있는 당당한 러시아 대표선수로 거듭났다.
↑ 안현수가 금메달 획득 후 시상식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홈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사실 안현수 이전에도 쇼트트랙 귀화 선수들은 존재했다. 상대적으로 국내의 관심이 적었을 뿐이다. 이미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다른 나라의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 무대를 누비는 ‘낯선’ 한국 여자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최민경(프랑스), 김효정(미국)이 바로 그들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3000m 여자 계주 금메달리스트였던 최민경은 이후 후배 선수들에게 밀려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그녀는 꿈의 개인전 출전을 위해 프랑스행을 과감히 택했다. 어학원비용, 생활보조금 등 지원 조건도 분명 있었지만 프랑스 측이 개인전에 나설 수 있도록 꿈을 심어줬던 것이 큰 힘이었다.
법적으로 미국인이었던 김효정은 최민경의 경우와는 조금 달랐다. 그녀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미국으로 떠났다. 비판이 뒤따랐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국서 쇼트트랙을 배웠던 그녀는 곧바로 미국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미국에 메달을 안기고 싶다”고 말해 한국 팬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이들이 안현수 만큼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단 한가지다. 당시 우리선수단 메달획득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는 그들의 귀화가 단순히 한국 선수층이 두텁기 때문일 것이라 여겼다. 한국에선 성과가 없다면, 관심 밖이지만, 그녀들은 한국의 무관심 속에서도 꿈을 위해 귀화를 선택했고, 꿋꿋하게 레이스를 펼쳤다.
↑ 안현수가 1000m 금메달 획득 후 결승선을 통과하며 포효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귀화사례가 말해주듯, ‘국가주의’라는 패러다임에서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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