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2연패를 위협할 후보는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도, 아사다 마오(24·일본)도 아니었다. 또 다른 러시아의 ‘샛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와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출전한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다.
20일 오전(한국시간)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의 연기는 환상적이었다. 김연아 못지않은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피겨 여왕을 위협했다.
전체 29번째로 나선 소트니코바는 74.64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74.92점의 김연아보다 불과 0.28점 낮았다.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리프니츠카야가 앞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던 터라, 또 다른 러시아 샛별의 등장은 더욱 극적이었다.
그 역시 완벽했다. 과제인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을 모두 성공했다. 리프니츠카야 같은 실수는 없었다. 소트니코바는 기술점수(TES) 39.09점, 예술점수(PCS) 35.55점을 얻었는데, 기술 점수에선 김연아(39.03점)보다 0.03점이 높았다. 기술 기본점수는 1점 낮았지만 가산점이 더 많았다.
↑ 김연아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4.92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사진)와 캐롤리나 코스트너가 바짝 뒤쫓고 있어 아직 올림픽 2연패를 안심할 수 없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더블 악셀 등을 모두 훌륭히 마친 코스트너는 기술점수에서 37.49점으로 김연아, 소트니코바에 뒤졌다. 그러나 예술점수는 36.63점으로 둘을 제쳤다. 이를 발판삼아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의 70.84점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는 경기 전까지 실상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들이다. 리프니츠카야, 아사다, 그레이스 골드(19·미국)의 그늘에 가려 있었는데, 숨은 발톱은 날카로웠다.
소트니코바는 리프니츠카야에 이은 2인자였다. 2014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리프니츠카야였다. 그러나 러시아 내 최고 피겨 요정이었다.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네 차례 우승을 했다. 오랫동안 주목 받았던 인재다.
코스트너는 올림픽만 세 번째 출전인 ‘베테랑’이다. 통산 다섯 차례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에는 세계선수구너대회 우승을 한 실력자다. 다만
세 선수의 점수 차이는 1점도 안 된다. 21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간극이다.
김연아의 실력은 변함없이 세계 최고였지만, 바짝 따라붙은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가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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