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챔스 DNA’는 놀라웠다. AC 밀란(이탈리아)이 열세라는 평을 뒤엎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압도했다. 하지만 지독한 불운은 그 대단한 DNA마저 잠재웠다.
AC 밀란이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안방 산 시로에서 고개를 숙였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후반 37분 디에고 코스타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AC 밀란은 원정 2차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실상 AC 밀란이 더 잘 한 경기였다. AC 밀란은 5일 만에 무기력증에서 깨어났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몰아붙인 경기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변화는 5일 만이었다. 지난 15일 세리에A 볼로냐전에서 AC 밀란은 최악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발로텔리의 ‘슈퍼골’이 터지기 전까지 볼로냐의 밀집 수비에 막혀, 매우 실망스러웠다. 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밀라노로 떠나기 전 바야돌리드를 3-0으로 완파했다.
↑ AC 밀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압도했지만 전반 크로스바와 골포스트를 한 차례씩 맞혔다. 지독한 불운 속에 안방에서 치명적인 패배를 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경기 초반부터 거센 압박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힘들게 했다. 그러면서 발로텔리, 카카를 앞세워 파상 공세를 펼쳤다. 골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AC 밀란 선수들의 발을 떠난 슈팅은 꽤나 날카로웠다.
전반 14분 카카의 중거리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렸고, 4분 뒤 폴리의 헤딩 슈팅은 왼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이리저리에서 흔드니, 프리메라리가 최소 실점 1위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진은 정신을 못 차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다소 거친 플레이로 AC 밀란의 예봉을 꺾고자 했다. 발로텔리, 데 실리오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는 등 어느 정도 효과는 봤지만 주도권은 좀처럼 가져오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거센 AC 밀란의 공격을 막는데 버거워했다.
그러나 승자는 AC 밀란이 아니었다.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AC 밀란은 후반 37분 도리어 실점했다. 수비진의 실수 하나가 화를 불렀다.
AC 밀란의 불운은 지속됐다. 후반 42분 라미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마저 골포스트를 살짝 비켜나갔다. AC 밀란으로선 지독하게 안 풀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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