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품격이 달랐다. 간절한 염원을 담은 은반 위의 마지막 무대였다. 여왕 타이틀을 내려놓고 피겨 역사의 전설로 떠나는 김연아(24)는 마지막 갈라 무대에서 우아함의 극치를 선사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펼쳐졌던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심판도 순위도 의미가 없는 갈라쇼 무대에 선 김연아는 러시아에 잔잔한 감동을 울렸다.
↑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 자격으로 갈라쇼에 참여한 김연아가 존 레넌의 원곡으로 미국의 에이브릴 라빈이 부른 "이매진(Imagine)"에 맞춰 우아한 연기를 선보인 뒤 작별의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
김연아의 마지막 갈라곡은 존 레넌 원곡을 에이브릴 라빈이 부른 ‘이매진(Imagine)’. 존 레넌이 1971년 베트남 전쟁 당시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김연아의 연기는 역대 최다인 88개국이 참가한 소치올림픽에서 테러의 위협 속에 살아가고 있는 전세계에 울린 평화의 손짓이었다.
이번 갈라쇼 무대에서는 참가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사다 마오(24‧일본)는 깜찍한 이미지로 귀여움을 발산했고,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는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성숙하고 화려한 연기를 선보였다. 또 금메달을 차지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는 나비를 연상케하는 형광 깃발 소품을 이용한 연기를 펼쳤고, 그레이시 골드(19‧미국)는 보이시한 섹시미를 연출했다.
↑ 피겨 여왕의 품격.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
품격 있는 마지막 갈라 무대를 마친 김연아는 환한 미소로 답하며 18년 정든 은반을 떠났다.
김연아는 참가자들이 모두 모인 마지막 피날레에서 다시 한 번 주
‘이매진’의 의미 그대로 상상 속에서 김연아를 그려야 하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감동의 고별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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