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이 올림픽 2회 연속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척박한 환경에서 이뤄낸 쾌거다. 그러나 봅슬레이 경기는 올림픽에서조차 볼 수 없는 희귀 영상이다.
파일럿 원윤종(29·경기연맹) 푸시맨 석영진(24·강원도청) 전정린(25·강원도청) 브레이크맨 서영우(23·경기연맹)로 구성된 한국 봅슬레이 1팀은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 1~3차 레이스 합계 2분48초34를 기록하며 20위까지 주어지는 4차 결선에 진출했다.
↑ 척박한 환경에서 기적을 꿈꾸는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끊임없는 도전. 사진=옥영화 기자 |
또 파일럿 김동현(27·강원도청) 푸시맨 김식(29·강원도청) 김경현(20·충남) 브레이크맨 오제한(23·한체대)으로 구성된 한국 2팀은 1~3차 레이스 합계 2분50초64를 기록하며 28위에 머물러 4차 결선 진출이 아쉽게 좌절됐다. 그러나 순위를 떠나 포기하지 않는 레이스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투혼을 보였다.
그러나 봅슬레이 경기를 현지가 아닌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23일 오전 1, 2차 레이스는 물론 3, 4차 레이스 역시 올림픽 중계를 맡은 국내 방송 3사(KBS, MBC, SBS)는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23일 새벽에는 김연아(24)가 참가한 피겨스케이팅 갈라쇼를 3사가 모두 생중계 했고, 오후에는 각 사별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밀렸다.
봅슬레이는 동계스포츠에서도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이다.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전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턱없이 부족한 정부 지원과 예산, 장비의 어려움을 이겨낸 값진 성과였다.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언론들도 앞다퉈 봅슬레이를 포함한 썰매 종목들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거둔 기적의 도전을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올림픽 개막 이후 봅슬레이는 철저하게 외면 당했다. 대회 폐막을 앞두고 한국 선수단 가운데 가장 마지막 주자로 경기에 나섰지만, 경기 장면을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4차 결선에 진출하는 투혼을 보인 서영우는 올림픽을 앞두고 “비인기 종목이었기에 서러웠던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피겨 스케이팅, 수영 등 다른 종목들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니 인기 스포츠가 됐다”며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목표를 달성해 봅슬레이가 국민들에게 꾸준히 조명 받는 종목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봅슬레이가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아
봅슬레이 경기를 보지 못한 팬들은 “올림픽은 메달이 전부가 아니다. 경기를 보진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투혼을 펼친 봅슬레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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