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년 만에 러시아의 동계올림픽 우승에 이바지한 ‘일등공신’은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였다. 안현수는 3개의 금메달과 1개의 동메달을 선사했는데, 그가 없었다면 러시아의 종합 우승은 불가능했다.
단순히 숫자 계산만 해도 안현수의 메달은 러시아에게 매우 귀중했다. 러시아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를 수확했다. 안현수의 메달 4개를 제외할 경우, 금메달 10개와 은메달 11개, 동메달 8개다.
↑ 안현수가 러시아 쇼트트랙에 뿌린 씨앗은 아주 큰 열매가 됐다. 안현수가 없었다면, 러시아의 종합 우승도 불가능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공헌도는 최고다. 러시아 선수단에서 안현수보다 많은 메달을 안긴 선수는 없다. 이번 대회에 딱 3명만 배출한 3관왕이었다. 러시아 선수는 안현수가 유일하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로 많이 시상대에 올라갔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레네 뷔스트(네덜란드)가 총 5개의 메달(금 2개-은 3개)로 최다 메달리스트였다. 남자는 안현수, 여자는 뷔스트였던 셈이다.
8년 만에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안현수는 ‘쇼트트랙 황제’다웠다. 출전한 4개 세부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땄다. 남녀 통틀어 25개국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한 ‘대기록’이다. 쇼트트랙 종목에서 메달 4개를 딴 건 안현수뿐이다.
척박한 땅에 일궜기 때문에 더욱 대단했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쇼트트랙에서 ‘약소국’이었다. 지난 대회까지 단 1개의 올림픽 메달도 따지 못했다.
그러나 안현수를 앞세워 이번 대회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는 1000m의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의 은메달을 더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중국(금 2개-은 3개-동 1개)과 한국(금 2개-은 1개-동2개)을 제치고 쇼트트랙 최고 성적을 거뒀다.
총 5개의 메달을 수확한 쇼트트랙은 러시아의 ‘메달밭’이었다. 크로스컨트리(금 1개-은 3개-동 1개), 피겨스케이팅(금 3개-은 1개-동 1개)과 함께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안현수의 금메달은 러시아의 순위 반등의 기폭제가 됐다. 지난 15일 안현수의 1000m 금메달로 7위로
분수령이었다. 선두 노르웨이를 턱밑까지 추격한 러시아는 그 뒤 몰아치기(금 4개, 은 1개, 동 2개)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안현수가 8년 만에 올림픽 3관왕이 됐던 날, 러시아에게도 매우 뜻 깊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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