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여유로운 이와 이를 가는 이의 대결.
오는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맞붙게 되는 프로농구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대결을 표현하는 한 마디다.
↑ 서울SK 문경은 감독. 사진=MK스포츠 DB
2013-2014 시즌에서 6번 맞붙은 두 팀은 SK가 모두 이기면서 최종전적 6승과 6패로 극명하게 갈리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다가 유독 두 팀의 대결에서는 석연치 않은 심판판정 문제가 불거져 많은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SK는 껄끄러움을 오리온스는 전패에 대한 설욕이라는 측면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까지 만나게 되며 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운명의 장난과 같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 사진=MK스포츠 DB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도 양 팀 사령탑의 대결은 이어졌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도전자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이다. 추 감독은 “(SK에 대한)빚이 남아있다. 플레이오프에서 꼭 빚을 갚고 4강에 진출하겠다”며 “선수들도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이에 문경은 SK 감독은 3차전에서 끝내겠다는 의미인 세 손가락 펴보이며 “올해 우리는 정규시즌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며 “빨리 끝내고 4강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감독은 “오리온스보다는 우리가 자신감 측면에서 앞서있다고 본다”며 “장신 포워드 라인이 비슷한 두 팀 성격상 리온 윌리엄스보다 우리팀 코트니 심스의 기량이 더 앞서지 않냐”며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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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추일승 감독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4차전까지 승부를 몰고가겠다. 시즌에서 여섯 번 우리를 이겼으니 한 번 져줄 용의는 있다”며 “빚을 갚고 꼭 4강에 올라가겠다”고 맞받아쳤다.
물론 감정적인 대립에서 나온 입씨름은 아니었다. 그러나 두 감독의 묘한 경쟁심리는 미디어데이를 한층 더 재밌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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