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이제 겨우 2경기를 치렀으니 아직 전체 판도를 말하거나 팀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성급한 시간이다. 섣부른 판단은 오답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수상하다.
2014 K리그 클래식이 2라운드를 마쳤다. 팀당 불과 2경기씩 치른 초반이기에 호들갑을 떨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두 팀의 행보는 도드라진다. 강함이 느껴진다. 각각 2연승 중인 울산과 전북은 예상대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ACL을 병행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뚜렷하다.
↑ 전북과 울산의 초반 행보가 수상하다. ACL과 병행하면서도 확실한 강함을 보이고 있다.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여건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펼쳐진 인천전이다. 전북은 8일 개막전이 끝난 뒤 지금까지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곧바로 호주행 비행기에 올라 멜버른과의 ACL 예선(12일)을 치른 전북은 전주 숙소로 이동하지 못한 채 15일 인천전을 치렀다. 멜버른전과 비교해 스타팅 라인업이 10명이나 바뀌었다. 이원화가 불가피했던 것은 18일, 광저우와의 ACL 경기가 또 원정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인천전이 끝난 그날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요컨대 전 경기에 체력소모가 컸고, 다음 경기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잡아낸 인천전 승리다. 일각에서는 인천과의 경기에 나선 전북 스쿼드를 ‘1.5군’이라 표현했으나 다른 팀 감독들이 보면 허탈한 웃음이 나올 면면이었고 ‘플랜B’라 말하기에는 너무 강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들어 이동국 이승기 한교원까지 투입해 승리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전했다. 지난 2년간 무관의 한을 풀겠다는 전북의 각오가 수상하다.
지난해 마지막 라운드에서 마지막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우승컵을 포항에게 내줬던 울산현대의 절치부심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8일 원정으로 펼쳐진 포항과의 공식 개막전에서 0-1로 승리하면서 지난 시즌의 복수에 성공한 울산은 16일 홈에서 열린 경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김호곤 감독 체제에서 조민국 감독 체제로 전환하면서 의문부호가 따랐으나 빠르게 느낌표로 바뀌고 있다.
전북과 함께 2연승이다. 스코어도 약속한 듯 1-0, 3-0이다. 전북 이상으로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ACL 조별예선에서의 2연승까지 포함하면 4연승의 파죽지세다. 전북은 ACL 포함 3승1무다. 조민국호의 초반 행보 역시 예사롭지 않다. 김신욱은 울산이 치른 4경기에서 모두 골을 뽑아냈다. 에이스가 몫을 해주고 있다는 것도 반갑다.
포항에게 설욕했던 개막전도 의미가 크지만 16일 홈에서 열린 경남전 내용이 인상적이다. 후반 초반까지는 상당히 애를 먹었다. 하지만 후반 17분부터 25분까지 3골을 몰아쳤다. 흐름을 빼앗은 뒤 흔들리는 상대를 집중적으로 몰아쳤다. 기회를 잡았을 때 확실하게 쓰러뜨리는 것은 강팀의 요건이다. 더 매력적이었던 것은, 3-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도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슈팅이 정확했다면 스코어는 더 벌
앞서 언급했으나 겨우 2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ACL과의 병행으로 살인적인 초반일정을 보내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확실히 인상적인 전북과 울산이다. 새로운 선수들 수급이 많았고 울산의 경우 감독도 바뀌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는데, 물음표가 금세 느낌표로 바뀌고 있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