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서민교 기자] 호주 야구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은 좌완 구대성(45‧시드니 블루삭스)이 ‘대성불패’의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상대는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LA 다저스 강타선. 구대성의 공에 적응하지 못한 다저스 타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구대성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연습경기에 2-0인 7회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퍼펙트로 막아냈다. 호주대표팀의 다섯 번째 구원투수였다.
↑ 호주대표팀 투수로 나선 구대성(시드니 블루삭스)의 혼이 실린 역투.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
구대성은 이디어를 상대로 베테랑다운 수비력을 발휘했다. 2볼 이후 연속 파울로 유리하게 끌고 간 뒤 5구째 1루 땅볼을 유도했다. 구대성은 투구 이후 전력을 다해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 이디어를 아웃시켰다. 베이스 커버 이후 이디어와 가볍게 충돌을 했지만 부상 위험은 없는 수준이었다.
구대성은 유리베와 반 슬라이크도 체인지업과 다양한 변화구로 요리하며 각각 2루 땅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닝을 완벽하게 끝냈다. 다저스 타자들은 구대성의 노련한 투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구대성은 단 1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매튜 윌리엄스에게 넘겼다. 윌리엄스는 야시엘 푸이그에게 좌중간 투런포를 허용하며 2-2 동점을 내준 뒤 연속 실책과 안타로 2-4 역전을 당하며 무너졌다. 7회를 완벽히 틀어막은 구대성의 가치가 더 빛난 순간이었다.
↑ "현진아 보고 있냐" 구대성이 2-0인 7회초 2사 이후 세 번째 아웃 카운트 순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
우리나이 마흔여섯. 그가 왜 위대한지, 류현진(27‧LA 다저스)이 왜 스승으로 깍듯이 모시는지 이유를 설명한 1이닝의 존재감이자 자존심이었다. 다저스 동료들도 류현진의 체인지업 스승으로 존경을 표했던 구대성의 역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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