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서민교 기자] 낯선 환경, 시차적응 탓이었을까. 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구대성(45)이 이끄는 호주 야구대표팀을 상대로 망신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해결사는 야시엘 푸이그(24)였다. 푸이그의 천금 같은 투런포 한 방이 다저스를 살렸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호주대표팀의 연습경기. 22일 201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호주 개막전을 앞둔 다저스의 최종 리허설이었다.
↑ LA 다저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14 메이저리그 호주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20일(한국시간) 경기가 벌어질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호주대표팀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가졌다.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가 짜릿한 동점 투런포를 터뜨린 뒤 자신감 넘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
다저스를 구한 것은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푸이그였다. 7회까지 단 1안타 빈공에 시달렸던 다저스는 푸이그의 결정적 한 방으로 답답한 경기의 전세를 뒤집었다. 푸이그는 0-2인 8회초 2사 1루서 호주 여섯 번째 투수 매튜 윌리엄스를 상대로 좌중간으로 뻗는 대형 동점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후 호주 마운드는 급격히 흔들리며 무너졌다.
이에 앞서 푸이그는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호주는 6회말 추가점을 뽑으며 분위기를 탔다. 이어진 2사 2루 찬스. 팀 케넬리의 우전 안타 때 2루 주자 마이크 워커가 3루를 돌았다. 호주 3루 주루코치는 팔을 힘차게 돌리며 홈까지 내달리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푸이그는 빨래줄 송구로 케넬리를 잡아냈다. 케넬리가 3루를 돌아 절반밖에 미치지 못했을 때 이미 포수 A.J. 엘리스는 기다리고 있었다. 탄성을 불러일으킨 엄청난 보살이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인 푸이그는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화끈한 손맛을 본 푸이그는 표정 자체가 밝았다. 하지만 진지했다. 그는 “느낌이 굉장히 좋다. 시즌 준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개막전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올 시즌 목표는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한
호주 개막전에 대한 마음가짐도 단단했다. 평소 장난을 많이 치는 푸이그가 2년차 시즌을 맞으며 한 단계 성숙한 듯했다. 그는 “호주는 정말 아름다운 나라다. 하지만 난 야구를 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면서 “지금은 관광을 온 것이 아니다. 야구를 잘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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